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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K2 전차·K808 장갑차 145대 직도입 후 285대 현지 생산…현대로템 2억7000만 달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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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K2 전차·K808 장갑차 145대 직도입 후 285대 현지 생산…현대로템 2억7000만 달러 투자

2026~2028년 직도입, 2029~2040년 라이선스 생산…국산 부품 30% 목표로 중남미 방산 자립 추진
페루가 한국산 K2 흑표 전차와 K808 백호 장갑차를 2026년부터 직접 들여온 뒤 2029년부터는 현지에서 생산하며 중남미 지역 첫 번째 첨단 방산 제조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현대로템(K-2전차) 이미지 확대보기
페루가 한국산 K2 흑표 전차와 K808 백호 장갑차를 2026년부터 직접 들여온 뒤 2029년부터는 현지에서 생산하며 중남미 지역 첫 번째 첨단 방산 제조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현대로템(K-2전차)
페루가 한국산 K2 흑표 전차와 K808 백호 장갑차를 2026년부터 직접 들여온 뒤 2029년부터는 현지에서 생산하며 중남미 지역 첫 번째 첨단 방산 제조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로템은 27000만 달러(3870억 원)를 투자해 페루 내 조립 생산라인을 세우고, 2040년까지 총 430대 전차와 장갑차를 현지에서 만들 계획이다.

미국 방산전문매체 디펜스블로그는 27(현지시각) 페루가 한국 현대로템과 STX에서 2026년부터 2028년까지 K808 장갑차 99대와 K2 전차 46대를 직접 들여온 뒤, 2029년부터 2040년까지 K808 181대와 K2 전차 104대를 라이선스 생산 방식으로 현지에서 제작한다고 전했다.

15년 프로젝트로 페루 방산 산업화 추진


페루 리마에서 열린 국방산업 포럼에서 호르헤 아레발로 칼리노프스키 육군 군수사령부 소장은 "한국 방산 발전 모델이 페루군 현대화 로드맵"이라며 "장기 계획과 연구, 산업 협력으로 자체 기술로 K2 전차를 개발한 한국 사례가 우리에게 큰 의미를 준다"고 밝혔다.

현대로템은 페루 육군조병창(FAME SAC)과 함께 15년에 걸쳐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에 초기 투자금으로 약 27000만 달러를 투입한다. 전차와 8×8 장갑차 조립 생산라인을 페루 내에 세우며, 용접·기계가공·전기·유압 시스템 등 주요 부품 30%를 페루 현지 공급업체에서 조달하는 목표를 세웠다.

아레발로 소장은 "이번 협력은 일자리를 만들고 기술 역량을 쌓으며 지속 가능한 방산 산업을 형성할 것"이라며 "현지 생산은 수천 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프로그램 기간에 수십억 달러를 국가 경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레발로 소장은 "유럽 전쟁과 아시아 긴장 고조는 국가가 자체 역량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외국 공급업체에만 의존하는 것은 세계 불안정 시기에 국가 안보 위험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1970년대 노후 장비 교체와 자주국방 강화


페루는 1970년대부터 운용해온 구소련제 T-54/55 계열 전차를 교체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페루는 지난해 11월 현대로템과 K2 전차 및 차륜형장갑차 등 지상무기에 관한 총괄협약을 맺었다""페루 육군 조병창은 지상무기 획득 사업을 현대로템을 통해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페루가 지난해 현대로템과 맺은 총괄협약에 배타적 권리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페루 육군이 앞으로 전차나 장갑차 등 지상무기를 들여올 때 현대로템을 통해서만 수입 절차를 진행한다는 조건을 명문화한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은 무기 수입국은 보통 복수 업체와 경쟁을 통해 계약을 맺으며, 배타적 조항은 방산 분야에서 기술 유출 방지 목적 등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있다고 말한다. 이런 가운데 한국 기업이 독점 권한을 확보한 것은 신뢰와 기술력의 상징이라고 평가한다.

중남미 방산 시장 교두보 확보


현대로템은 지난해 5월 페루 육군조병창과 현지 군용차량 공장 설립 및 기술 이전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STX와 함께 차륜형장갑차 K808 백호 30대를 약 6000만 달러(860억 원) 규모로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으며, 이는 현대로템 차륜형장갑차의 첫 해외 수출이자 국산 전투장갑차량의 중남미 지역 첫 진출 사례다.

K808 백호는 8×8 바퀴 구동 차륜형 장갑차로, 런플랫 타이어와 자동 공기압 조절 시스템(CTIS), 수상 도하가 가능한 추진장치 등을 갖춰 페루 해안 평지부터 안데스 산맥 험준한 지형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페루 국방부에 따르면 페루 육군조병창은 앞으로 10년간 방위산업에 6억 달러(86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페루군과 경찰에 무기 시스템, 차량과 장비를 제공해 페루 방위 산업 발전 계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페루가 현대로템을 핵심 파트너로 인정한 결정으로 수의계약을 지양하는 문화에서 배타적 권리를 부여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현대로템은 이번 협약을 통해 K2 전차와 계열전차, 차륜형장갑차 후속 물량 등 지상무기체계 전반에 걸쳐 페루에 공급하며, 페루 육군 현대화를 위한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페루와의 협력은 중남미 시장에서 한국 방산 입지를 넓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방산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