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소비' 전환에 사찰 관광 300% 급증...크리스털 팔찌 월 1400만 달러 판매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경제 전문지 배런스가 지난 1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초 중국의 사찰 관광 방문객은 전년보다 300% 이상 늘었으며, 이 중 절반가량이 1990년 이후 출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실업률 18.9%...위안 찾는 젊은층
이런 변화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높은 청년 실업률이 직접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8월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8.9%로 전월보다 1.1%포인트 올랐다. 이는 2023년 12월 학생을 실업률 통계에서 빼는 새 기준을 적용한 뒤 가장 높다.
베이징 중국 전자상거래연구소의 량지밍 분석가는 배런스 인터뷰에서 "이들은 빠르게 변하고 압박감이 심한 환경에서 일하고 생활하기 때문에 높은 정서 욕구가 있다"며 "이로 인해 균형과 평온함을 약속하는 경험과 제품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상하이 출신 26세인 한 청년은 최근 구직 과정에서 이력서를 다시 쓰는 대신 홍콩에서 타로 카드 상담을 예약하고 점성술 앱을 내려받았으며, 행운을 부른다는 찻집에서 나무 물고기 모양의 타악기를 샀다. 그는 2010년대 지위 지향 소비에서 벗어나 정서 안정과 의미를 추구하는 중국 젊은 소비자의 전형 사례로 꼽힌다.
여행 기반 쿠나르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 사찰 관광 명소 방문객이 전년보다 300% 이상 늘었으며, 방문객의 약 절반이 1990년 이후 출생자로 집계됐다. 항저우의 링인사나 충칭의 화옌사 같은 인기 명소는 이제 온라인 인기 지표에서 테마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들 젊은 방문객 대다수는 엄격한 종교 신념을 가진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질서와 평온함을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크리스털 팔찌·명상 앱 시장 급성장
소비자 조사전문지 징 데일리 분석가들은 "젊은 중국인들이 전통 사회 지위 상징보다 정서 안녕을 먼저 생각함에 따라 디지털 명상 기반, 프리미엄 건강 제품, 영성 관광이 소비 지출을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홍슈에서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검색된 건강 해시태그는 '영성 치유'와 '사찰 관광'이었다.
소매업계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모습을 바꾸고 있다. 베이징과 청두의 카페와 찻집들은 사원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바꾸고 행운 부적, 약초차, '늦잠을 잘 수 있는 물' 같은 제품을 판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반 타오바오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주얼리를 파는 업체들은 크리스털 팔찌와 부적 판매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한 온라인 범주 추적 업체는 올해 1월에만 이런 품목이 100만 개 이상 팔려 약 1억 위안(약 2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했다.
브랜드도 '건강·진정성' 마케팅 강화
이런 변화에 기업들도 주목한다. 일부 명품 브랜드는 건강 휴양 시설과 손잡았으며, 중국 생활용품 기업들은 사찰 미학이나 전통 의학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 라인을 내놓고 있다. 증권사 저상증권 분석가들은 리서치 보고서에서 "중국은 유행 제품에 대한 다양한 핵심 소비 동기를 가지고 정신 소비 시대의 시작점에 서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흐름은 끊임없는 경쟁을 거부하고 초연함을 추구하는 '부처 같은' 태도와 '평상' 운동 같은 더 넓은 문화 흐름과도 맞물린다. 외부 환경이 불안정하게 느껴질 때 많은 이들은 내면으로 향하거나 옆으로 돌아서서 점성술, 호흡법, 향 피우는 의식을 시도하는데, 이는 영성과 자기 관리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다만 이 같은 흐름에는 위험 요소도 있다. 중국 정부는 공식으로 무신론을 고수하고 조직 종교에 엄격한 통제를 유지하고 있어, 영성 주제의 지나친 장사는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또한 이런 흐름이 현재 경기 침체와 관련된 일시 대처 방법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증권가에서는 상장된 건강 및 생활용품 기반, 사찰과 연계된 관광 기업, 전통 의학 관련 소비재 브랜드들이 이 같은 정서·정신 소비 열풍의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본다.
배런스는 "중국에서 '소비 격하'가 유행어가 된 가운데 정신 소비의 증가는 방향 전환을 뜻한다"며 "과시 소비 대신 자기 성찰을 통해 중국 젊은이들에게 의미 그 자체가 가장 갈망하는 사치가 됐다"고 평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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