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PI 6.2% 폭락…4월 이후 과열된 랠리 '경고등'
마이클 버리 공매도, AMD 실적 전망 악재 겹쳐 '투매'
마이클 버리 공매도, AMD 실적 전망 악재 겹쳐 '투매'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붐이 이끈 반도체 상승세(랠리)가 '고평가'라는 거대한 암초에 부딪혔다. AI 최대 수혜주로 꼽히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며, 세계 증시 전반에 걸친 투매(selloff) 양상으로 번졌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아시아 반도체 지수에서 합계 약 5000억 달러(약 723조 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5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한국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6.2% 폭락했으며, 메모리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락을 주도했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는 10만 원 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타격이 심각했다. 일본에서도 장비 업체 아드반테스트가 10% 급락하며 니케이 225 지수를 압박했고, 아시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대만 TSMC 역시 3.3%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AI 상승세를 이끌어 온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사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번 매도세는 그간 AI가 주도한 상승세가 얼마나 과열됐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주요 지수들이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되는 가운데, 지난 4월 저점 이후 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AI 컴퓨팅 수요 급증에 대한 기대로 수조 달러나 불어났다.
시장에선 특히 금리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이 부문의 수익 잠재력과 천정부지로 치솟은 주식 가치(밸류에이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가 경고·버리 공매도…겹악재에 투매 속출
'조정이 임박했다'는 월가 수장들의 경고,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 축소, 장기화된 미국 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우려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엔비디아를 공매도한 사실을 공개한 것도 투매를 부추겼다.
팔란티어가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전망을 내놓은 것이 월가 붕괴의 도화선이 되었으며,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가 앞으로의 이익률 전망을 예상보다 낮게 내놓은 것 또한 수요일 아시아 증시에 연쇄 충격을 가했다.
페퍼스톤 그룹의 크리스 웨스턴 리서치 책임자는 "광범위한 시장이 온통 '붉은 바다'이며, 이는 위험에 대한 암울하고 비관적인 전망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러한 (하락) 추세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간단히 말해, 지금 당장 매수해야 할 이유는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주가 고평가 우려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필라델피아 SOX 지수는 현재 5년 평균치(22배 미만)를 훌쩍 넘는 28배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로 거래되고 있다.
"건강한 조정" vs "추가 하락 우려"…엇갈린 시각
일각에서는 이번 하락을 과열된 상승세의 열기를 식히는 '건강한 조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애버딘 인베스트먼트의 신야오 응 펀드매니저는 "필요하고 건강한 조정"이라면서도 "AI 거품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터질 단계는 아니다. 일부 AI 관련주의 주가 상승 궤적이 계속된다면, (거품 붕괴의) 마지막 단계에 진입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분간 변동성 장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의 '개인 투자자 선호주 지수'는 화요일 3.6% 하락하며 S&P 500 지수 하락폭의 약 3배에 이르는 손실을 기록했다. M&G 인베스트먼트의 비카스 퍼샤드 아시아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싱가포르에서 시장 혼란을 주시하느라 사실상 밤을 새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시장이 너무 빠르고 너무 멀리 달려왔기 때문에, 이러한 (하락)세가 내일, 모레까지 이어지더라도 투자자들은 놀랄 필요가 없다"며 "지금이 매수 기회를 엿볼 좋은 시기"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단기 변동성에 대응하는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I 산업 성장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투자자들은 단기 실적 변동성과 금리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통신, 자동차 등 AI 연관 산업의 수요 확대가 가시화될 경우, 기업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공존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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