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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서 포르노 사이트 차단 확대되자 VPN 사용 급증…구글 “가짜 VPN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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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서 포르노 사이트 차단 확대되자 VPN 사용 급증…구글 “가짜 VPN 주의해야”

사이버 보안 일러스트레이션.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사이버 보안 일러스트레이션. 사진=로이터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 포르노 사이트 접속을 막거나 신분·연령 인증을 의무화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수억명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차단 조치의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실제 효과는 미미하고 오히려 VPN(가상사설망) 사용만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영국은 가장 강력한 규제를 시행한 국가 가운데 하나다.

성인물 사이트 접속 시 연령 인증을 요구하는 정책이 시행되면서 해당 사이트 이용률이 크게 줄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포브스는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많은 이용자들이 VPN으로 접속 지역을 우회해 차단되지 않은 국가의 서버를 통해 문제없이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미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영국이 다음 단계로 ‘VPN 금지’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다.

포브스는 “영국이 인터넷을 통제하기 위해 아이클라우드(iCloud) 암호화를 제한했던 것처럼 VPN까지 막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일부 의원들도 같은 방식의 규제를 선호하고 있지만 현실적 실행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VPN은 인터넷 검열 국가에서 사실상 필수 도구로 쓰인다. 국경을 넘어 뉴스, 소셜미디어, 메신저 서비스에 접속하는 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서방 국가가 VPN을 규제할 경우 오히려 민주주의적 가치와 인터넷 자유를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단기적 위험도 존재한다. VPN 설치가 급증하면서 가짜 VPN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악성코드 배포가 늘고 있다. 구글은 최근 “위협 행위자들이 정상 VPN으로 위장한 악성 앱을 배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앱들은 신뢰받는 VPN 브랜드 이름을 도용하거나 사회공학 방식으로 사용자를 속여 설치를 유도하고 있다.

구글은 “설치 후에는 정보 탈취 악성코드, 원격 접속 트로이목마, 금융 정보 절취 악성코드 등이 기기에 설치될 수 있으며, 인터넷 기록, 메시지, 금융 정보, 암호화폐 지갑 정보를 탈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구글은 공식 앱스토어 외에서 VPN을 내려받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기에 더해 “무료 VPN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밝혔다. 일부 무료 VPN은 광고 추적, 데이터 수집, 심지어 사용자 트래픽을 제3자에게 넘길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가능하다면 서구권의 신뢰할 만한 유료 VPN을 선택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포브스는 “VPN 금지 논의는 종단 간 암호화 제한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자유를 크게 후퇴시키는 조치가 될 수 있다”며 “입법자들은 지금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