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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베트남은행, 비자와 손잡고 B2B 결제 혁신…송금 대신 '법인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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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베트남은행, 비자와 손잡고 B2B 결제 혁신…송금 대신 '법인카드'

외국계 은행 최초 'GTPP' 도입…복잡한 절차 '클릭' 한 번에
최대 45일 무이자 혜택 '파격'…기업 현금흐름 숨통 틔워
신한베트남은행이 베트남 진출 외국계 은행 최초로 '글로벌 무역 결제 플랫폼(GTPP)'을 도입하며 기업 금융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사진=농응이엡 모이쯔엉이미지 확대보기
신한베트남은행이 베트남 진출 외국계 은행 최초로 '글로벌 무역 결제 플랫폼(GTPP)'을 도입하며 기업 금융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사진=농응이엡 모이쯔엉
신한베트남은행이 글로벌 결제 기업 비자(Visa)와 손잡고 베트남 무역 금융 시장의 '룰'을 바꾸고 있다고 베트남 현지 매체 농응이엡 모이쯔엉(Nông nghiệp Môi trường)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최초로 '글로벌 무역 결제 플랫폼(GTPP·Global Trade Payment Platform)'을 전격 도입, 기존의 복잡한 송금 방식에 의존하던 기업 간(B2B) 결제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는 단순한 신규 서비스 출시를 넘어, 한국의 3대 수출국인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국내외 기업들의 고질적 난제인 '자금 유동성'과 '결제 편의성'을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45일 무이자…기업 자금 '숨통'


이번 GTPP 도입의 핵심은 '속도'와 '유동성'이다. 그동안 베트남 진출 기업, 특히 중소 수입업체들은 까다로운 해외 송금(T/T) 절차와 즉각적인 현금 유출로 인한 자금 압박을 견뎌야 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법인카드'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GTPP를 활용하면 신한 비자(Visa) 법인카드로 한국 파트너사에 즉시 대금 결제가 가능하다. 가장 큰 무기는 결제 후 실제 상환까지 주어지는 '최대 45일 무이자 기간'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를 "사실상의 단기 무이자 대출 효과"라고 평가한다. 수입 물품을 판매해 현금을 확보하기까지의 기간(Cash conversion cycle)을 은행 신용으로 메워주는 셈이다. 고금리 기조 속에서 금융 비용 없이 45일간 자금을 융통할 수 있다는 점은 기업의 영업이익률 방어에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거래 금액의 0.1% 무제한 적립, 공항 패스트트랙 및 골프장 이용권 제공 등 파격적인 혜택까지 더했다.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기업의 비용 효율화 도구로 카드를 적극 활용하라는 신한 측의 공격적인 영업 메시지다.

송장 위변조 '제로'…투명성 확보


GTPP는 무역 금융의 뇌관인 '보안 리스크'도 제거했다. 기존 오프라인 서류 중심의 무역 거래는 인적 오류나 위변조 위험이 상존했으나, GTPP는 디지털 플랫폼 위에서 모든 프로세스가 진행된다.

송장(Invoice) 등록부터 결제 승인까지 전 과정이 투명하게 기록되고 공유된다. 신한베트남은행 측은 "서류 처리 자동화로 결제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물론, 기업 내부 자금 횡령이나 외부 사기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는 컴플라이언스 강화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는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거래망을 확장하려는 베트남 기업들에게 확실한 신뢰 보증수표(Trust Mark)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매·기업금융 아우른 '광폭 행보'


신한베트남은행의 최근 행보는 거침이 없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키워가는 모양새다.

실제로 올 상반기에만 대출 자산을 약 7% 늘리며 견조한 성장세를 입증했다. 기업 금융뿐 아니라 소매(Retail) 시장 공략도 매섭다. 베트남의 '국민차' 빈패스트(VinFast) 전기차 구매 고객에게 연 4.8%의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호치민 최대 농산물 도매시장인 혹몬(Hoc Mon) 시장과 제휴를 맺는 등 현지 실물 경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베트남은행이 소매 시장의 탄탄한 입지를 발판 삼아, GTPP 같은 선진 금융 솔루션으로 기업 금융 시장까지 장악하려 한다"며 "이번 비자와의 협력은 베트남 금융 시장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