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영국의 핵융합 기업 토카막 에너지가 청정 에너지 개발 분야에서 중대한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 기업이 세계 최초로 완전한 고온 초전도(HTS) 자석 구성을 통해 실제 핵융합 발전소 수준의 자기장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미국 엔지니어링 전문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 인근 본사에서 진행된 최근 테스트에서 토카막 에너지의 '데모4(Demo4)' 시스템은 섭씨 영하 243도 환경에서 11.8 테슬라의 자기장 강도를 기록했다.
이번 성과는 단일 자석이 아닌 토카막(Tokamak) 구성으로 구축된 완전한 HTS 자석 세트에서 거둔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회사 측은 해당 시스템의 중앙 기둥을 통해 700만 암페어턴의 전류를 성공적으로 제어했다고 밝혔다.
토카막은 핵융합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가두는 도넛 모양의 장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핵융합 반응기 형태로 알려졌다.
워릭 매튜스 토카막 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결과를 두고 "업계의 주요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데모4는 토카막 에너지의 10년 넘는 HTS 혁신을 대변한다"며 "이는 청정하고 무한하며 안전한 핵융합 에너지를 전력망에 공급하기 위한 기술적 해법 중 하나를 검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융합 에너지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태양 중심보다 몇 배나 더 뜨거운 플라즈마 상태로 가열된 수소 연료를 가두고 제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강력한 자기장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단일 고자장 HTS 자석의 성능은 입증된 바 있으나, 데모4는 전체 자석 시스템의 성능을 검증했다는 점에서 한 단계 진보한 엔지니어링 성과로 꼽힌다.
실제 가동되는 핵융합 발전소에서 초전도 테이프는 이웃한 코일들이 만들어내는 복잡한 자기 환경 내에서 작동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은 구조적 성능과 임계 전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데모4는 14개의 토로이달(toroidal) 필드 자석과 2개의 폴로이달(poloidal) 필드 자석을 포함한 시스템 코일 세트 전반에 걸쳐 이러한 핵융합 관련 힘을 생성하고 연구할 수 있게 해준다.
데모4의 그레이엄 던바 수석 엔지니어는 "이번 플랫폼은 미래 발전소 설계를 위한 독보적인 엔지니어링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며 "단지 숫자를 달성하는 것을 넘어, 미래 에너지 생산 핵융합 시스템을 위해 우리 기술을 확장할 수 있는 자신감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테스트는 핵융합 에너지 이외의 분야에서 HTS 기술의 상업적 잠재력도 확인시켜 줬다. HTS 소재는 구리보다 약 200배 높은 전류 밀도를 전달할 수 있어 데이터 센터의 전력 배분, 무배출 항공기용 전기 모터, 자기 부상 운송 시스템 등에 활용될 수 있다. 기존 저온 초전도체보다 작고 가볍게 제작이 가능하며 냉각 비용도 훨씬 적게 든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토카막 에너지는 더 높은 자기장에 도달하기 위한 추가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다음 결과는 2026년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토카막 에너지는 앞서 핵융합 장치 내부의 플라즈마를 촬영한 고속 컬러 이미지를 공개하며 연료의 거동에 대한 새로운 시각적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는 미래 핵융합 발전소의 유망한 운전 모드인 'X-포인트 라디에이터(XPR)' 체제의 발전을 뒷받침하는 연구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