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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주식 40% 급등에도 '무역협정 재검토' 먹구름…한국 기업 525곳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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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주식 40% 급등에도 '무역협정 재검토' 먹구름…한국 기업 525곳도 긴장

트럼프, 내년 7월 USMCA 협상 예고…삼성·현대차·LG 등 대응 전략 수정
멕시코와 캐나다 주식시장이 올해 각각 40%, 25% 급등했지만, 내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검토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멕시코와 캐나다 주식시장이 올해 각각 40%, 25% 급등했지만, 내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검토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지=GPT4o
멕시코와 캐나다 주식시장이 올해 각각 40%, 25% 급등했지만, 내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검토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배런스는 지난 25(현지시간) 멕시코 상장지수펀드(ETF)가 올해 40%, 캐나다 ETF25%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미국 S&P 500 지수는 12% 올랐다.

무역협정과 친미 정책에 급등세


양국 증시가 뛴 배경에는 USMCA와 지도자들의 트럼프 대통령 유화 전략이 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멕시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마약왕 용의자들을 대거 미국에 송환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인상을 지지하는 등 트럼프 요구에 응했다. 허스트 인터내셔널 컨설팅 던컨 우드 최고경영자(CEO)"셰인바움 대통령은 쉽지 않았던 많은 문제들에서 타협했다"고 평가했다.

4월 선거에서 승리한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도 전임 저스틴 트뤼도 정부 시절 9년간 정체됐던 경제를 친성장 정책으로 전환했다. 제프리스 에릭 샤보노 캐나다 투자은행 부문 책임자는 "우리 에너지와 필수 광물에 더욱 건설적인 시각에 고무되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직접 협상한 USMCA를 통해 멕시코와 캐나다 대부분 수출품에 무관세 혜택을 보장해왔다.

내년 재검토에 무역전쟁 재점화 우려


문제는 내년이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디에고 마로퀸 비타르 연구원은 USMCA가 내년 7"재검토"될 예정이며, 워싱턴이 자동차와 철강 같은 주요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미 경쟁력을 저해하는 재협상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의회에 제출하는 보고서에서 협상 내용 일부가 공개될 다음달 3일 조기 지침이 나올 전망이다.
국내 문제도 서로의 허니문이 끝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전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남긴 국내총생산(GDP) 대비 6%에 달하는 예산적자를 계속 줄여야 한다. 글로벌 X ETF 맬컴 도슨 신흥시장 전략 책임자는 "셰인바움은 역효과를 낼 법인세 인상 외에는 다른 수단을 고갈시키고 있다""재정 문제에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카니 총리의 미국 의존성 해소를 위한 천연자원 추출 확대 및 수출 다각화 계획도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 국립은행 댄 나울런 주식자본시장 책임자는 "그들은 5~10개 프로젝트를 거론했지만, 국가 건설이라고 할 만한 프로젝트는 하나도 없다"고 평가했다.

한국 기업 525곳 긴장…생산지 조정 검토 필요성


USMCA 불확실성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대멕시코 투자 실적이 있는 국내 기업은 525곳에 달한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기아,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 등 주요 기업들이 망라돼 있다.

미국무역대표부에는 지난달 3일까지 1515건의 의견이 접수됐으며, 한국 기업들도 공식 입장을 제출했다. 삼성전자는 "USMCA가 북미 지역 투자와 통합 공급망 구축에 핵심 역할을 했다""협정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에 무관세 원칙을 재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삼성은 멕시코 티후아나와 케레타로에서 TV, 모니터, 생활가전을 생산해 미국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USMCA 연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 계획에 실질적 어려움을 주고 있다""USMCA 연장이 조기에 확정되면 200억 달러(29조 원) 규모의 신규 대미 투자가 즉시 실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아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미국 스텔란티스와 합작으로 배터리 모듈을 양산 중이며, 포스코퓨처엠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캐나다에 배터리 양극재 합작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북미 투자 전략 재조정 불가피


업계에서는 USMCA가 순조롭게 연장될 경우 오히려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HANGE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테아 제이미슨 전무이사는 "멕시코 투자에 현금 흐름을 제공할 합리적 합의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선행 주가 13배 수준인 현재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글로벌 X ETF 도슨 책임자는 "트럼프와 관련된 어떤 일이든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우리는 멕시코에 동등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피퍼 샌들러 낸시 라자 글로벌 경제전문가는 "올해 남은 기간 무역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북미 지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2026년 재검토를 통해 투자 환경과 무역 규범이 명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 모두 금리 인하 주기가 줄어들면서 순풍도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는 지난 18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375bp(베이시스포인트), 캐나다는 275bp 인하했다. 두 나라 모두 올해 3분기 경제가 위축됐다.

CSISUSMCA2020년 발효 이후 지난해까지 3국 간 역내 무역이 37% 증가했고 외국인 직접투자는 16%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현재 멕시코와 캐나다는 공동 검토가 재협상으로 번지지 않기를 희망하는 반면, 미국은 재협상 계기로 활용하려는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