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범진전자 비나, 베트남 꽝닌성서 '노사 상생' 모델 구축…"생산성·복지 두 토끼 잡는다"

글로벌이코노믹

범진전자 비나, 베트남 꽝닌성서 '노사 상생' 모델 구축…"생산성·복지 두 토끼 잡는다"

100% 한국 자본, 제3기 노조 출범…800명 근로자와 '원팀' 결속 다져
2030년까지 '정기 대화·복지 혁신' 선언…생산 라인 확장 속 '안정적 노사 관계' 필수
29일(현지 시각) 열린 범진전자 비나 노조 대회에서 동마이 동 조국전선위원회 등 현지 지역 사회 리더들이 참석해 노조의 새 출발을 축하하고 있다. 범진전자는 2030년까지 '정기 대화'와 '복지 혁신'을 통해 선진적인 노사 문화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사진=범진전자 비나이미지 확대보기
29일(현지 시각) 열린 범진전자 비나 노조 대회에서 동마이 동 조국전선위원회 등 현지 지역 사회 리더들이 참석해 노조의 새 출발을 축하하고 있다. 범진전자는 2030년까지 '정기 대화'와 '복지 혁신'을 통해 선진적인 노사 문화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사진=범진전자 비나
베트남 북부의 핵심 산업 요충지인 꽝닌성(Quảng Ninh)에 진출한 한국계 전자 부품 제조 기업 '범진전자 비나(Bumjin Electronics Vina)'가 현지에서 모범적인 노사 관계 모델을 정립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단순한 생산 기지를 넘어, 근로자 복지와 기업의 생산성 향상이 맞물려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베트남에 진출한 100% 한국 자본 기업이 현지 노동법과 문화를 존중하며 어떻게 조직력을 강화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시금석으로 평가된다.

29일(현지 시각) 베트남 현지 매체 라오동과 업계에 따르면, 범진전자 비나는 꽝닌성 동마이(Đông Mai) 공단 내 사업장에서 '제3기 노동조합 대회(임기 2025~2030년)'를 개최하고 새로운 집행부를 선출했다. 이번 대회는 기업의 외형적 성장과 함께 내부 결속을 다지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향후 5년간의 노사 관계 로드맵을 확정 짓는 자리였다.

800명 조직의 '소통' 실험…한국형 경영의 현지화


범진전자 비나는 현재 동마이 공단에서 800명 이상의 임직원과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중견 제조 기업이다. 전자 부품과 사운드 시스템(음향 기기) 제조를 주력으로 하며, 최근 생산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사세 확장 국면에서 열린 이번 노조 대회의 핵심 화두는 '혁신'과 '대화'였다.

이날 행사에는 도 반 훙(Đỗ Văn Hùng) 동마이 동 조국전선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조위원장, 한정우(Han Jung Woo) 범진전자 비나 부법인장(부사장) 등 노사 양측의 주요 인사와 동마이 공단 내 타 기업 노조 대표단, 그리고 60명의 공식 대의원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방증했다.

회사 측은 지난 임기 동안 노조와 긴밀히 협력해 근로자의 권익 보호와 복지 향상에 주력해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문화·체육 활동의 정례화다. 범진전자는 노조와 함께 다양한 사내 행사를 기획해 근로자들의 정신적 만족도를 높이고, 단합된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는 이직률이 높은 베트남 제조업 현장에서 숙련된 인력을 붙잡아두고(Retention), 한국 기업 특유의 '조직 문화'를 현지에 부드럽게 이식하려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대화 정례화'로 리스크 줄이고 생산성 높인다


새롭게 출범하는 2025~2030년 임기 동안 범진전자 노조는 활동 방식의 전면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대회에서 채택된 결의안과 목표에 따르면, 노조는 사측과의 '정기적인 대화(Periodic Dialogue)'를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는 베트남 노동법 환경에서 매우 전략적인 움직임이다. 근로자의 불만을 사전에 청취하고 해소할 수 있는 공식 채널을 가동함으로써 우발적인 노사 분규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동시에 노조는 단순한 복지 요구를 넘어 '경쟁 운동(Emulation Movement)'과 '아이디어 제안' 활동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근로자들이 주도적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회사는 이에 대해 복지 향상으로 보답하는 '상생의 고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민주적 절차 통한 리더십 교체…'확장 전략'의 기반


이날 대회는 민주적이고 단합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으며, 투표를 통해 새로운 노조 집행위원회(BCH)가 선출됐다. 이는 현지 근로자들에게 회사가 자신들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줌과 동시에, 경영진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대화 파트너가 구성되었음을 의미한다.

범진전자 비나의 이러한 행보는 베트남에 진출한 다른 한국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생산 시설 확대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안정적인 노사 관계는 설비 투자만큼이나 중요한 무형 자산이기 때문이다. 한정우 부법인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노조 행사에 직접 참여해 축하를 건넨 것 역시 '파트너십'을 중시하는 한국 경영진의 진정성을 보여준 대목이다.

동마이 공단의 한 관계자는 "범진전자는 전자 부품 제조라는 정밀함이 요구되는 업종 특성상 숙련공의 장기 근속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확립된 노사 협력 기조는 향후 공장 확장과 생산성 증대에 강력한 엔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100% 한국 자본으로 설립된 범진전자 비나가 보여준 '소통 경영'이 꽝닌성 내 외국인 투자 기업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