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부른 공급망 대란… 컨테이너 운임 1200달러에서 6000달러로 치솟아
재고 산더미처럼 쌓인 ‘이우 시장’, 전후 재건 사업 기회 노리는 상인들의 ‘이중적 시선’
재고 산더미처럼 쌓인 ‘이우 시장’, 전후 재건 사업 기회 노리는 상인들의 ‘이중적 시선’
이미지 확대보기미군 주도의 교전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물류비가 단기간에 5배 넘게 폭등하자, 중동행 수출 물량이 현지 창고에 고스란히 묶이며 실물경제 전반에 거대한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각) 캐나다 국영 방송 C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세계의 슈퍼마켓’으로 불리는 이우 시장은 현재 판로가 막힌 상품들이 산더미처럼 쌓이며 거대한 창고로 변모하는 중이다.
마비된 물류 대동맥… 2만5000 켤레 안전화가 창고에 갇힌 배경
약 465만㎡(5000만 평방피트) 규모에 8만여 개의 매장이 밀집한 이우 시장은 현재 ‘수급 불균형의 늪’에 빠졌다. 이우 거래량의 30%를 차지하는 중동 지역 수출길이 막히며 시장 곳곳에서 재고를 감당하지 못해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안전화 전문 상인 수아드 딩(Suad Ding) 씨는 "전쟁 전 1200달러(약 170만 원) 수준이던 컨테이너 운임이 최근 6000달러(약 800만 원)까지 치솟았다"라며 현장의 참담한 분위기를 전했다.
운송비가 상품 가격에 육박할 정도로 폭등하자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나 이집트 카이로의 수입업자들은 물품 인수를 무기한 거부하고 있다.
딩 씨의 창고에만 중동 대형 상점으로 가야 할 안전화 2만5000 켤레가 출고되지 못한 채 쌓였다. 이는 단순한 물류 지연을 넘어 중소 상인들의 자금줄을 죄는 경영 위기로 번지는 양상이다.
'공급망 피로감'에 남미로 눈 돌리는 상인들… 전후 재건 수요는 기회?
수출길이 막힌 상인들은 앉아서 기다리는 대신 판로 다변화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딩 씨는 최근 아르헨티나 바이어들과 접촉하며 중동행 재고를 남미 시장으로 돌리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위기 속에서 감지되는 중국 특유의 실리주의적 시선이다. 현지 비즈니스 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현재의 전쟁 상황을 향후 발생할 대규모 ‘재건 특수’의 전조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폭격이 멈춘 뒤 파괴된 인프라와 주거 시설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중국산 건설 자재와 생활 잡화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현재 쌓여가는 재고가 오히려 전후 재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비축분’이 될 수 있다는 역설적인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호르무즈 해협의 불확실성…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신호탄 되나
이번 사태의 핵심은 단순한 물류비 상승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점에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력 강화는 에너지뿐 아니라 생필품 유통 전반을 마비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보여주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중국 중심의 집중된 공급망이 인도나 동남아시아로 분산되는 ‘공급망 다변화’ 속도를 더욱 앞당길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국내 물류업계 관계자 역시 "해상 운임 폭등은 비단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중동발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도 불가피하다"라며 "정부 차원의 물류 바우처 지원 등 선제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전쟁의 포성이 멈추지 않는 한, 1200달러짜리 컨테이너선이 다시 평온하게 바다를 가르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마비된 물류 실핏줄을 어떻게 되살릴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건 수요를 어떻게 선점할지가 향후 글로벌 경제 지형을 바꾸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