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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텍 CEO 파버 “마우스가 이 집을 세웠다”…AI 시대 ‘입력장치’의 존재감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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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텍 CEO 파버 “마우스가 이 집을 세웠다”…AI 시대 ‘입력장치’의 존재감 강조

지난해 4월 30일(현지시각) 스위스 에퀴블랑에서 하네케 파버 로지텍 CEO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4월 30일(현지시각) 스위스 에퀴블랑에서 하네케 파버 로지텍 CEO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스위스의 입력장치 전문업체 로지텍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새로운 성장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하네케 파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FT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로지텍이 지닌 핵심 정체성을 상징하는 문장으로 “마우스가 이 집을 세웠다(The mouse built this house)”는 표현을 언급하며 로지텍의 방향성은 여전히 인간과 컴퓨터를 연결하는 ‘입력 인터페이스’에 있다고 강조했다.

◇ “정밀한 마우스 하나로 생산성 33% 향상 가능”


로지텍은 게이밍 브랜드 ‘로지텍 G’와 함께 헤드셋, 키보드, 마우스 등 다양한 고성능 입력장치를 개발해왔다. 파버 CEO는 특히 최근 출시된 프로그래머블 마우스 ‘MX 마스터 4’를 언급하며 “코딩, 재무 분석, 엑셀 작업 등에서 고급 입력장치는 필수 도구이며 최대 33%까지 작업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우스는 더 이상 단순한 주변기기가 아니다”면서 “뇌와 커서를 연결하는 핵심 도구”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파버는 항상 7개의 마우스를 들고 다닌다고도 밝혔다.

◇ 팬데믹 이후 수요 둔화…AI 인터페이스로 재도약 노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행 당시 급증했던 원격근무 수요가 감소하면서 로지텍의 영상회의 기기, 게이밍 주변기기 판매는 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파버는 지난 2023년 말 취임 직후 내부 조직 개편과 전략 재정비에 착수했고 회사의 핵심 가치를 ‘사람과 기술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로 재규정했다.

특히 그는 “AI가 일상화되는 시대일수록 입력장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고 말하며, “로지텍은 AI의 눈, 귀, 손이 되는 도구를 만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최근 로지텍은 애플의 ‘비전 프로’ 헤드셋용 3D 드로잉 스타일러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 소비재 경험에서 얻은 사용자 중심 전략


파버는 P&G와 네덜란드 유통업체 알버트 하인, 유니레버 등에서 근무하며 오랜 기간 소비재 산업에 몸담았다. 그는 “과거 마요네즈를 팔 때도, 지금 마우스를 만들 때도 핵심은 사용자 이해”라며 “제품을 쓰는 사람을 깊이 이해하고 그에게 꼭 맞는 제품을 만드는 것에는 산업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 공급망 다변화…중국 의존도 10% 미만으로 축소 계획


로지텍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대부분의 제품을 중국 공장에서 생산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이후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파버는 “올해 말까지 미국 수출 제품 중 중국산 비중을 10% 미만으로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 “우리는 마우스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그러나 마우스를 절대 잊지 않는다”


로지텍 주가는 파버가 CEO로 취임한 2023년 말 75스위스프랑(약 13만2750원)에서 현재 90스위스프랑(약 15만9300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그는 “AI 시대의 격동기에도 우리는 공격적으로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며 “로지텍은 여전히 튼튼한 브랜드, 건전한 재무구조, 다변화된 제조기반을 갖춘 회사이며, 이를 기반으로 AI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