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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래티지, 비트코인 베팅 역풍...주가 60% 폭락에 레버리지 ETF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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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래티지, 비트코인 베팅 역풍...주가 60% 폭락에 레버리지 ETF '초토화'

14억 달러 준비금 조성에도 시장 불안 지속…2배 추종 ETF, 연초 대비 80% 폭락
비트코인을 표현한 토큰.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비트코인을 표현한 토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 상장회사 중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재무 전략이 비트코인 가격 급락으로 암초를 만났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는 최근 비트코인 급락 여파로 주가가 고점 대비 60% 넘게 폭락했다.

스트래티지는 주가가 급락하자 이날 주주들에 배당금과 이자를 지급할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14억 달러 규모의 준비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회사가 비트코인 보유 물량을 매각해야 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이미 스트래티지 관련 투자로 큰 폭의 손실을 본 가운데 특히 스트래티지 주가의 변동성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 따른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블룸버그는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자들이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암호화폐 투자 수익을 손쉽게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졌던 해당 상품들은 결국 레버리지와 변동성이 어떻게 급격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고 사례가 됐다”고 진단했다.

스트래티지 주가의 변동성을 2배로 추종하는 대표적인 ETF인 MSTX와 MSTU는 올해 들어서만 각각 80% 이상 급락했다. 두 상품은 현재 미국에서 거래 중인 4700여 개 ETF 가운데 수익률 최하위 10개 상품에 포함됐다.

스트래티지 주가 변동을 추종하는 세 번째 펀드로 지난 6월 출시된 MSTP도 상장 이후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 개의 해당 ETF를 합치면 10월 초 이후 증발한 자산 규모만 약 15억 달러에 달한다.

스트래티지 주가는 11월 한 달 동안에만 34% 급락했다. 비트코인 역시 10월 고점 대비 약 30% 하락하며 이날 8만7000달러선에서 거래됐다.

ETF 회사 TMX 베타파이의 록사나 이슬람 산업·섹터 리서치 총괄은 “최근 비트코인 조정이 스트래티지 주가에 큰 충격을 줬고, MSTX와 MSTU 같은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이 손실을 더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상승 국면에서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기초자산 흐름이 반대로 움직일 경우 수익을 매우 빠르게 지울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줬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특히 스트래티지의 기업가치와 보유 비트코인 가치의 비율을 비교하는 ‘mNAV(시장순자산가치)’ 지표를 우려하고 있다. 현재 해당 프리미엄이 대부분 소멸하며 mNAV는 약 1.15 수준까지 내려왔다. 이는 경영진이 앞서 ‘경고 구간’으로 지목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mNAV가 1.0 아래로 떨어질 경우, 지급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스트래티지가 최후의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매도해야 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14억 달러 규모의 준비금은 이러한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도했다. 해당 준비금은 최소 21개월간 배당금과 이자 지급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회사의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스트래티지의 주가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면서 “레버리지 노출도와 개인 투자자 수요 의존도 및 자금조달 구조에 대한 부담 등 근본적인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존스 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크 수석 시장전략가는 “레버리지 ETF는 일반적으로 매우 위험한 투자상품”이라며 “이미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차입 구조를 활용하는 기업의 주가를 다시 레버리지로 추종하는 것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고위험 투자 구조”라고 지적했다.

현재 스트래티지는 주요 주가지수 편입 지위마저 위협받고 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스트래티지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미국 지수와 나스닥 100 등 주요 벤치마크 지수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시장에서는 이 경우 수십억 달러 규모의 패시브 자금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