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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메타 AI 경쟁 제한 의혹에 반독점 조사 착수…왓츠앱 플랫폼 내 ‘경쟁사 배제 여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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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메타 AI 경쟁 제한 의혹에 반독점 조사 착수…왓츠앱 플랫폼 내 ‘경쟁사 배제 여부’ 쟁점



벨기에 브뤼셀의 EU 집행위원회 본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벨기에 브뤼셀의 EU 집행위원회 본부.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미국 메타플랫폼스의 인공지능(AI) 시스템 운영 방식이 경쟁사를 부당하게 배제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4일(이하 현지시각) 반독점 조사에 공식적으로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메신저 서비스 왓츠앱에 통합된 AI 기능이 시장 지배력 남용에 해당하는지를 따지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이날 낸 성명에서 “메타가 자사의 ‘메타 AI’를 왓츠앱에 통합하면서 외부 AI 서비스 제공업체의 접근을 제한하는 새로운 정책을 수립했다”며 “이 조치가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문제의 정책은 오는 2026년 1월 15일부터 전면 적용될 예정이다.

테레사 리베라 EU 반독점 집행위원은 “AI 시장은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우리는 메타의 정책이 불법적인 경쟁 제한에 해당하는지 조사해 유럽 시민과 기업들이 AI 기술의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왓츠앱 대변인은 “해당 주장에는 근거가 없다”며 “외부 AI 챗봇의 접속으로 시스템에 과도한 부하가 발생했고 왓츠앱은 그런 상황을 고려해 설계된 플랫폼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AI 분야는 여전히 경쟁이 치열하며 이용자들은 앱스토어, 검색엔진, 이메일, 운영체제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메타는 올해 3월부터 유럽 각국에서 왓츠앱 앱 내에 자사 AI 비서 기능인 ‘메타 AI’를 순차적으로 탑재해왔다.

EU는 이번 사건을 디지털시장법(DMA)이 아닌 기존 경쟁법 체계에 따라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서비스에 적용 중인 디지털시장법과는 별개다.
이탈리아 경쟁당국은 이미 지난 7월 메타의 AI 통합이 시장 지배력 남용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지난달에는 메타가 경쟁 AI 챗봇을 왓츠앱에서 추가로 차단한 정황이 있는지를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