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영화·TV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부문(HBO 맥스 포함)을 720억 달러(약 106조2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하면서 전통 미디어 산업의 구도가 다시 한 번 요동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사업 확대가 아니라 콘텐츠 제작·배급·유통의 글로벌 체제에서 ‘스트리밍 플랫폼이 헐리우드를 사들이는’ 구조적 전환의 신호탄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거래를 “넷플릭스가 100년 된 산업 전체를 뒤흔든 사건”이라고 지난 5일(현지시각) 보도에서 평가했다.
◇ 넷플릭스, 할리우드 생태계 ‘최상단’으로 도약
이번 인수는 넷플릭스가 단순한 ‘플랫폼’에서 벗어나 할리우드 콘텐츠 제작 생태계의 ‘정점’으로 올라서는 변곡점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를 통해 “극장 개봉을 유지하고 외부 방송사 판매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넷플릭스가 자사 플랫폼 독점 대신 ‘멀티 유통’을 수용하는 유연한 전략으로 전환했음을 시사한다는 관측이다.
◇ 콘텐츠 경쟁은 이제 ‘구독자 확보’에서 ‘IP 선점’으로
이번 거래는 아마존의 2022년 MGM 인수, 디즈니의 2019년 21세기폭스 인수와 함께 스트리밍 기업들이 콘텐츠 IP를 선점하며 장기적 우위를 확보하는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다. WSJ는 “이제 넷플릭스는 자체적으로 ‘할리우드’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 HBO의 고급 콘텐츠 제작력, 워너의 극장 개봉 경험, 방대한 아카이브는 넷플릭스가 그간 취약했던 분야를 보완해줄 전망이다.
◇ 규제 리스크와 통합 난제는 변수…美 정부 ‘우려’
다만 규제 승인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번 거래를 현금 및 주식 결합 형태로 제안했으며 약 58억 달러(약 8조5000억 원)의 파기 보상 조항도 포함돼 있다. 미국 정부는 일부 독점 우려를 제기하며 규제 심사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이 이 거래에 대해 우려를 표했으며 넷플릭스 측도 “규제 심사는 최소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 업계 영향…콘텐츠 시장 ‘기업결합 시대’ 본격화
이번 인수는 다른 스트리밍 기업들과 콘텐츠 제작사 간 합종연횡을 촉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디즈니, 아마존, 애플TV+, 피콕(컴캐스트) 등은 모두 독점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혈안이 돼 있으며 향후 추가 인수합병(M&A)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정체하지 않고 계속 혁신하고 전 세계 시청자들이 원하는 이야기에 투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