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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폭락장, 공포에 살까?… 월가 "목표가 반토막 냈지만 지금 '매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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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폭락장, 공포에 살까?… 월가 "목표가 반토막 냈지만 지금 '매수'하라"

"MSTR 목표가 60% 깎였는데 사라고?"… 캔터 피츠제럴드 "비트코인, 겨울 아닌 조정"
일본 금리 인상발 '엔 캐리 청산' 공포가 기회… 월가 "과매도 구간 진입, 반등 베팅 유효"
공포장 역이용한 '풋옵션 매도' 전략 주목… 서학개미, 주가 괴리율(프리미엄) 따져야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촉발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가 가상자산 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은 현재의 약세장을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촉발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가 가상자산 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은 현재의 약세장을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촉발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가 가상자산 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은 현재의 약세장을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배런스는 지난 3일과 5(현지시각) 가상자산 시장의 급락 원인을 진단하고 이에 대응하는 고도의 투자 전략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이하 MSTR)의 목표 주가를 대폭 하향하면서도 비트코인의 장기적 가치 상승을 근거로 투자의견 '비중 확대(Overweight)'를 유지했다.

비트코인 흔드는 일본발 금리 공포… '엔 캐리' 청산 우려


가상자산 시장이 극심한 하방 압력을 받으며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배런스는 이번 시장 동요의 진원지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목했다. 엔화를 저리로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일본 금리 상승 시 청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헤지펀드나 은행 트레이딩 데스크 등 전문 투자자들 사이에서 통용되던 국가 간 금리 차익 거래가 가상자산 약세의 직접적 원인으로 거론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시장에서는 일본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들이 엔화 대출을 갚기 위해 보유한 가상자산을 매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가, 목표가 59% 싹둑 자르고도 "공포를 무시하라"


이러한 시장의 공포 속에서 월가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는 MSTR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지난 5일 보고서에서 캔터 피츠제럴드는 MSTR의 목표 주가를 기존 560달러(82만 원)에서 229달러(33만 원)로 무려 59%나 낮췄다. 그러나 브렛 노블라우치와 가레스 가세타 연구원은 "시장의 공포 조장을 무시하라"며 매수 의견을 고수했다.

MSTR 주가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출 우려가 겹치며 올해 들어 38% 하락했다. 특히 비트코인이 지난 10월 초 사상 최고치 대비 약 28% 하락한 91000달러(13400만 원) 선에서 거래되면서, MSTR 주가가 보유 비트코인 가치 대비 누리던 프리미엄도 대폭 축소됐다.

하지만 캔터 피츠제럴드 연구팀은 "현재 상황은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의 시작이 아니라 건강한 조정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지난 2022년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같은 '블랙 스완(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악재)'급 충격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비트코인 가격이 90% 이상 추가 폭락하지 않는 한 MSTR이 부채 상환을 위해 보유 비트코인을 강제 매각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월가의 전반적인 시각도 여전히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MSTR을 분석하는 18개 기관 중 16곳이 매수(또는 동급)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평균 목표 주가는 508.43달러(75만 원)에 이른다.

공포를 수익으로… 풋옵션 매도 전략 주목


배런스는 단순한 주식 매수를 넘어 파생상품 시장을 활용한 적극적인 대응 전략도 소개했다. 시장의 공포가 극에 달했을 때 형성되는 높은 '공포 프리미엄'을 역이용해 풋옵션을 매도하는 방식이다.

대상 종목으로는 MSTR과 코인베이스가 꼽혔다. 두 종목 모두 기술적으로 20, 50, 100, 200일 이동평균선을 모두 밑도는 과매도 상태다. 통상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의 주식은 '죽은 돈(Dead money)' 취급을 받지만, 역발상 투자자에게는 기회가 된다.

구체적인 전략으로 MSTR 주가가 182달러(26만 원) 선일 때, 내년 1월 만기 행사가격 158달러(23만 원) 풋옵션을 약 9.60달러(14100)에 매도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주가가 반등하면 옵션 프리미엄을 수익으로 챙기고, 만기 시 주가가 행사가격 밑으로 떨어지면 주식을 해당 가격에 매수하는 구조다. 이는 변동성이 높은 하락장에서 주식을 목표가에 저가 매수하면서 동시에 현금을 확보하는 고전적인 월가 전략이다.

배런스는 "당신이 가상자산의 미래를 믿는다면, 옵션 시장은 이 폭풍의 눈으로 뛰어드는 대가를 지불할 것"이라며 공포가 탐욕으로 전환될 때를 대비한 분할 매수나 옵션 활용을 제안했다.

"변동성은 위험인 동시에 기회… 맹목적 추종보다 '프리미엄' 주시해야"


한국의 '서학개미'들에게 MSTR과 코인베이스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가장 사랑받는 해외 주식이다. 현재 비트코인 약세가 단순한 수급 이슈가 아니라 '엔 캐리 청산'이라는 거시경제 요인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이 더는 "그들만의 투기판"이 아니라 글로벌 유동성 환경과 맞물려 돌아가는 제도권 자산임을 방증한다.

국내 투자자들은 MSTR의 목표가가 낮아졌다는 단순한 소식보다, 월가가 여전히 '비트코인의 장기 가치'를 신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MSTR 투자의 핵심은 기업 실적이 아니라 보유 비트코인 가치 대비 주가가 얼마나 고평가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괴리율(프리미엄)'이다.

프리미엄이 쪼그라든 지금은 분할 매수 관점에서 접근해 볼 만한 구간이다. 하지만 배런스가 소개한 풋옵션 매도 전략은 초보자가 따라 하기에는 원금 손실 위험이 크다. 공포 심리에 휩쓸려 보유 주식을 헐값에 던지기보다, 기관들의 수급 변화와 금리 등 거시 지표를 차분히 살피며 긴 호흡으로 대응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