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2026 중간선거 승부수로 2028 백악관 노린다

펜실베이니아주 조시 샤피로 주지사가 2028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한 발판으로 내년 중간선거에서 주 민주당의 압승을 이끌겠다는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악시오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샤피로 주지사가 최근 수개월간 펜실베이니아 민주당 기구를 장악하며 주요 하원 후보를 직접 영입하고 예비선거 경쟁자들을 정리하는 등 2026년 중간선거를 2028년 대선 발판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샤피로 주지사의 전략은 명확하다. 2026년 재선에 성공하면서 동시에 펜실베이니아에서 최대 4곳의 하원 의석을 민주당으로 탈환해 당내 최고 당선 가능 후보로 부상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2028년 민주당 예비선거 여론조사에서 샤피로는 4%에 그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개빈 뉴섬 주지사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같은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경쟁자들에 비해 뒤처진 상황이다.

펜실베이니아 민주당 전략가 J.J. 발라반은 "성공 실적이 예비선거 유권자들에게 좋은 주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샤피로 측 대변인 마누엘 본더는 "2026년 펜실베이니아가 하원 탈환을 통해 공화당 정책을 저지하는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샤피로는 2022년 주지사 선거에서 두 자릿수 차이로 승리한 바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2026년 중간선거에서 강력한 성과를 거둔다면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를 다시 민주당 쪽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19개 선거인단을 보유한 최대 경합주로, 지난해 대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다.


샤피로는 최근 펜실베이니아 민주당 조직을 전면 개편했다. 그동안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당내 무능력 비판을 받아온 주 민주당 위원회에 개입해 유진 디파스콸레 전 주 감사를 새 위원장으로 앉히고, 측근인 래리 헤일샴 주니어를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더 나아가 샤피로는 하원 예비선거에도 적극 개입하고 있다. 공화당 라이언 매켄지 하원의원에 맞서 소방관 노조 지도자 밥 브룩스의 출마를 독려했으며, 이달 브룩스를 위한 모금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브룩스는 악시오스에 "주지사의 지원을 받아 출마했다"고 밝혔다.

또한, 샤피로는 전직 TV 앵커 재넬 스텔슨이 공화당 스콧 페리 하원의원에게 재도전하도록 신속히 지지를 표명하고 모금 행사를 열어줬다. 스텔슨은 지난해 페리 의원에게 1%포인트 차이로 패배한 바 있다. 그 밖에도 스크랜턴 시장 페이지 코그네티와 벅스 카운티 위원 밥 하비의 하원 도전을 뒤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주목할 점은 샤피로가 지원하는 후보들이 버니 샌더스가 지지하는 후보부터 전통적 민주당원까지 이념 스펙트럼을 넓게 아우른다는 것이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샤피로가 2028년을 앞두고 폭넓은 연합을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치 지형 변화는 한국 경제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펜실베이니아를 포함한 중서부 러스트벨트 지역은 제조업 부흥을 핵심 정책 과제로 삼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집중된 곳이기도 하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이 미국 동맹 관계를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으로 삼으면서도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도 유지해야 하는 균형 외교를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6년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 의회의 대중국 견제 강도가 달라질 경우, 한국 기업들의 공급망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샌프란시스코주립대 랜들 밀러 정치학 명예교수는 악시오스에 "샤피로의 모토는 '일을 해내는 것'이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수 있고 그가 이를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28년 대선에서 온건파 성향의 샤피로가 부상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와는 다른 대외정책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있어,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중장기 전략 수립에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샤피로의 라이벌인 공화당 스테이시 개리티 주 재무관의 전략가 존 브래벤더는 "여러 공직을 동시에 노리다 실패한 후보들로 정치 묘지가 가득 차 있다"며 "샤피로는 이번이 처음으로 진짜 선거 경쟁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견제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