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 업고 수익률 60% 폭등... 獨 재정부양에 'MEGA' 랠리 시동
이미지 확대보기달러 환산 수익률의 반전... 스페인 60% vs 미국 17%
올해 글로벌 증시의 승패를 가른 핵심 변수는 '환율'이었다. 유로화 강세와 달러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달러를 기반으로 투자하는 투자자에게 유럽 시장은 기회의 땅이 됐다.
FT 분석에 따르면 스페인 아이벡스(Ibex) 지수는 올해 들어 40% 넘게 오르며 30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탈리아 증시 역시 26% 이상 상승했으며, 프랑스 증시는 10% 올랐다.
주목할 점은 이를 달러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의 성과다. 환헤지를 하지 않은 달러 기반 투자자가 프랑스 CAC40 지수에 투자했다면 23%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미국 S&P500 지수의 상승률 17%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스페인 증시의 달러 환산 수익률은 60%에 육박했다. 반면 유로화를 사용하는 투자자가 미국 S&P500에 투자했을 경우 환차손을 반영한 실제 수익률은 4%에 그쳤다.
시장은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슬로건인 '마가(MAGA)'에 빗대어 '메가(MEGA·유럽을 다시 위대하게)'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긴축 끝낸 유럽, 독일의 '돈 풀기'가 기폭제
유럽 증시의 비상은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 아니다. 그동안 유럽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재정 긴축 기조가 끝나고 대규모 투자가 시작됐다는 점이 근본적인 동력으로 작용했다.
카렌 워드 JP모건자산운용 유럽 수석 전략가는 "유럽 내 비관론이 팽배하지만, 독일이 국방 및 인프라 프로젝트에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2%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기로 한 결정은 결정적 변화"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재정 지출은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의 성장 환경을 밝게 만드는 확실한 신호"라고 덧붙였다.
유럽 은행들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튼튼해진 점도 상승세를 뒷받침한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Stoxx) 600 은행 지수는 올해 60% 가까이 급등했다. 프랑스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시장 전체가 상승 탄력을 유지하는 배경이다.
'실적'의 미국 vs '재평가'의 유럽
다만 이번 상승장의 성격이 미국과는 다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미국 증시 상승이 기업 이익 증가에 기반을 둔 '실적 장세'라면, 유럽은 그동안 너무 쌌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가격 매력이 부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빌렘 셀스 HSBC 프라이빗뱅크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주식의 상승세는 기업 실적에 근거해 더 건강한 모습을 보인다"며 "반면 유럽은 투자자들이 같은 이익에 대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독일의 재정 확대 발표 당시 유럽에 대한 낙관론이 잠시 일었지만, 고객들의 관심은 여전히 미국에 쏠려 있다"며 "미국 시장이 가진 '포모(FOMO·소외 공포)' 심리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럽 시장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이 여전히 미국보다 낮아 가격 매력이 충분하며, 투기적 자금 유입이 오히려 단기적으로 시장의 활력을 높이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달러 약세' 공포, 유럽 비중 확대로 방어하라
이번 FT 보도가 한국의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에게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포트폴리오의 '지역적 다변화'가 필수적인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서학개미의 포트폴리오는 엔비디아, 테슬라 등 미국 빅테크 기업에 과도하게 편중된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2025년 시장 흐름은 달러화 약세가 미국 주식 투자 수익률을 갉아먹는 구조로 바뀌었다. 미국 주가가 올라도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원화 환산 수익률은 제자리거나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달러 약세 국면에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재정 지출 확대라는 확실한 상승 동력(모멘텀)을 가진 유럽 우량주나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편입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특히 독일의 국방·인프라 투자 확대 수혜가 예상되는 방산, 건설, 기계 업종과 재무 건전성이 확보된 유럽 은행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미국 기술주 올인' 전략에서 벗어나 '유럽 가치주'를 통한 위험 분산(헤지) 전략을 구사해야 할 때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말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뉴욕증시] 다우·S&P500, 사상 최고 경신](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setimgmake.php?w=270&h=173&m=1&simg=2025121206405900233c35228d2f5175193150103.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