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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실적 부진에 AI 관련주 급락…'AI→경기순환주' 순환매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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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실적 부진에 AI 관련주 급락…'AI→경기순환주' 순환매 지속된다

오라클의 부진한 분기 매출이 11일(현지시각) 오라클 주가 폭락과 회사채 수익률 급등은 물론이고 인공지능(AI) 트레이드 전반에  상당한 부담이 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AI 거품 붕괴의 전조는 아니라면서 AI 트레이드에서 레버리지와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들이 탈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오라클의 부진한 분기 매출이 11일(현지시각) 오라클 주가 폭락과 회사채 수익률 급등은 물론이고 인공지능(AI) 트레이드 전반에 상당한 부담이 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AI 거품 붕괴의 전조는 아니라면서 AI 트레이드에서 레버리지와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들이 탈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오라클의 실적 부진이 11일(현지시각) 뉴욕 주식 시장을 뒤흔들었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부문에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앞으로도 대규모 투자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그에 걸맞은 수익 창출이 확인되지 않은 것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오라클은 두 자릿수 폭락을 기록했고,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반도체, 팔란티어, 알파벳등 AI 솔루션 종목들 주가를 함께 끌어내렸다.

전문가들은 AI 거품 붕괴 조짐은 아니고 관련 종목이 충격에 노출돼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전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미 경제가 예상보다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경제 성장을 낙관한 데 따라 시장 무게중심은 당분간 AI에서 경기순환주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I 타격


오라클이 전날 장 마감 뒤 분기 실적 발표에서 기대 이상의 조정 주당순이익(EPS)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밑도는 매출을 기록하면서 AI 트레이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오라클은 오후 들어 전일비 13% 폭락한 193달러로 추락했다.

AI 반도체 종목들도 된서리를 맞았다.
AI 데이터센터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마이크론 등이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는 AI 투자에 대한 반감 속에 수요 둔화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엔비디아는 2.7% 급락한 178달러로 떨어졌고, AMD와 브로드컴, 마이크론 모두 각각 2% 넘게 하락했다.

AI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고전했다.

팔란티어는 0.9% 하락한 186달러, 알파벳은 1.6% 떨어진 315달러에 거래됐다.

AI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공급하는 HPE는 3.8% 급락한 24달러, 델은 1.9% 하락한 138달러로 미끄러졌다.

AI 거품 붕괴는 아냐


투자자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앞으로도 오라클이 AI 관련 설비투자를 매년 약 150억 달러 더 늘리기로 한 가운데 미이행계약(RPO)을 실제 시장이 기대하는 것만큼의 고마진 매출과 이익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RPO 규모가 500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뜻이기는 하지만 막대한 투자 비용을 충당할 정도로 빠르게 수익으로 전환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거품이 꺼지는 신호로 보기에는 이르지만 AI 종목들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신호가 나오면 관련주들이 얼마나 빠르고, 큰 충격을 받는지가 재확인됐다.

이는 이제 AI 트레이드의 거품 일부가 꺼지면서 밸류에이션이 과도한 종목들이 탈락하고, 탄탄한 종목들에 투자가 집중될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오라클 신용 위험 16년 만에 최고


오라클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극도로 높아지면서 오라클의 채무 불이행 보호 비용인 신용디폴트스와프(CDS) 5년물이 이날 1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투자자들이 오라클 신용에 의문을 품고 있다는 뜻이다.

5년 만기 오라클 CDS는이날 1.41%포인트로 상승해 2009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오라클의 자금 조달 비용도 높아졌다.

2055년 만기 오라클 회사채는 같은 만기를 가진 미 국채에 비해 수익률이 1.96%포인트 높아졌다. 채권 스프레드가 하루 만에 1.96%포인트로 0.2%포인트 급등한 것이다.

AI→실물경제 경기순환주로


오라클의 실적 부진과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더해지면서 주식 시장은 AI 관련주에서 실물경제에 기반한 경기순환주로 이동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의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미 경제 성장이 더 가팔라지고 있다고 시사했고, 연준은 내년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뉴욕 주식 시장 3대 지수는 경기순환주들이 많이 포진한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가 1% 넘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반면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는 0.5%대 하락세를 나타냈다.

기술주와 경기순환주들이 함께 포진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소폭의 등락을 거듭했다.

22V 리서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데니스 드부셰어는 미 경제가 강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낙관했다.

이는 지난 수년 기술주에 집중됐던 이례적으로 탄탄한 실적이 은행, 임의소비재등 다른 부문으로 확산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지금의 순환매가 지속될 가능성을 예고한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