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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폴란드, GDP 1조 달러 돌파…G20 ‘관문’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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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폴란드, GDP 1조 달러 돌파…G20 ‘관문’ 앞에 섰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사진=로이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폴란드가 내년 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 공식 초청됐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폴란드는 최근 국내총생산(GDP)이 1조 달러(약 1468조 원)를 돌파하며 중앙·동유럽 최대 경제국으로 부상했다.

◇ 폴란드, ‘탈냉전 모범국’으로 첫 G20 무대…“회원국 정식 편입 가능성”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내년 1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폴란드는 옵서버(참관국)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초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초청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G20이 1999년 창설된 이래 중앙·동유럽 국가가 직접 초청받은 것은 처음이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폴란드는 탈냉전 이후 모범적 성장을 이룬 국가”라며 “이제 G20의 일원으로서 정당한 자리를 찾을 때”라고 밝혔다.

◇ 경제 규모 스위스 추월…브릭스 견제용 카드 부상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폴란드는 지난 9월 기준 명목 GDP가 1조 달러(약 1468조 원)를 돌파했다. 이는 스위스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유럽연합(EU)의 동부지역 회원국 중 가장 큰 경제 규모다.

마르친 클루츠니크 폴란드경제연구소(Pie) 수석연구원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이탈이 G20 내 구조적 공백을 만들었고 이를 폴란드가 채울 수 있게 된 것”이라며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대표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달리보르 로학 선임연구원도 “폴란드는 자유무역과 글로벌 통합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신뢰성 있는 파트너”라고 분석했다.

◇ 러시아 견제 나설 신흥 리더…“침공 위험성 체감 더 커”


G20은 러시아, 중국,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회원국 간의 갈등으로 공동 대응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공동성명이 수년째 무산되는 가운데 폴란드의 G20 참여는 러시아를 향한 신속하고 분명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클루츠니크 연구원은 “중앙·동유럽 국가는 소련과의 역사적 경험이 강해 안보 위협에 더 민감하다”며 “자유로운 경제 발전을 위해선 주권 수호가 선결 조건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 폴란드 경제, 개발도상국의 ‘성장 모델’로 부상


도이체벨에 따르면 폴란드의 경제성장을 EU 기금, 민주주의 제도,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쟁력, 강력한 내수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이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5개국으로 구성된 신흥국 협의체 브릭스(BRICS)가 미국 중심의 달러 체제에 도전하는 상황에서 G20이 서방과 신흥국을 잇는 다리 역할을 폴란드에 기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미 G20 정회원국 편입을 공식 추진 중이며 루비오 장관도 이 가능성을 지지했다. 다만 G20 기존 회원 중 남아공,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등 일부 국가는 현재 세계 20대 경제에 포함되지 않지만 역사적 사유로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폴란드의 정회원 전환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수년 이상 지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관측이다.

◇ G20와 브릭스 사이…균형자 될 수 있을까


도이체벨레는 G20이 여전히 공식 국제기구가 아닌 비공식 다자 협의체라는 점에서 그 목적과 정체성을 잃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보호무역 기조, 브릭스의 세력 확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해 G20의 통일된 대응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폴란드의 G20 참여가 개방경제 지향 국가들의 새로운 리더십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