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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퀄컴, RISC-V 전문기업 벤타나 인수…'脫 Arm' 전략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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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퀄컴, RISC-V 전문기업 벤타나 인수…'脫 Arm' 전략 가속

벤타나의 RISC-V ISA 전문성 통합, 맞춤형 Oryon CPU 역량 강화
Arm 의존도 낮추는 '헤지 전략'…산업·차량용·AI 시장 선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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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이 벤타나 마이크로 시스템스(Ventana Micro Systems)를 인수하며 RISC-V(리스크 파이브) 아키텍처에 대한 전념을 강화하고, 관련 생태계 성숙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IT전문 매체 디지타임스가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퀄컴은 벤타나의 RISC-V 명령어 집합 아키텍처(ISA) 개발 전문성을 자체 CPU 로드맵에 통합하게 된다. 이는 퀄컴의 RISC-V 및 맞춤형 Oryon(오리온) CPU 개발 노력을 보완하며, AI가 컴퓨팅 수요를 재편하는 시대에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Arm 리스크 헤지(Hedge) 전략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를 퀄컴의 전략적 위험 헤지(Hedging Risk)로 해석한다. 퀄컴이 Arm과의 관계 변화 속에서 특정 라이선스 모델이나 로드맵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아키텍처 노출을 다각화하기 위해 RISC-V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퀄컴은 그동안 자체적으로도 고성능 RISC-V CPU를 개발할 능력이 있음을 강조해왔으며, 이는 명령어 집합 전략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오랜 열망을 반영한다. 퀄컴은 2021년 고성능 칩 설계 스타트업인 누비아(Nuvia)를 인수하고 자체 CPU인 오리온(Oryon) 개발을 추진하면서, Arm과의 라이선스 분쟁을 겪는 등 관계가 소원해진 바 있다.

벤타나 인수는 RISC-V 생태계가 빠르게 성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RISC-V는 개방성과 협력을 강조하지만, 시장이 확대되면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선두 칩 제조사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산업·차량용·AI 시장 선점


RISC-V는 이미 퀄컴이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산업용 및 임베디드 시장에서 주류 명령어 집합으로 자리 잡았으며,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아키텍처를 준비하는 차량용 시장에서도 주요 공급업체들이 RISC-V 기반 컴퓨팅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RISC-V의 유연성은 또 다른 전략적 이점이다. 특정 작업 부하에서 RISC-V CPU는 NPU(신경망처리장치) 수준의 성능에 근접할 수 있어, 고객들이 컴퓨팅을 통합하고 실리콘 면적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퀄컴은 이러한 이점을 활용하여 오리온 CPU를 RISC-V 설계 내에서 더욱 강력하게 포지셔닝할 수 있다.

또한, 중국 시장도 RISC-V 확산의 중요한 촉매제 역할을 한다. 중국 고객들은 미국이나 유럽의 통제를 받을 수 있는 Arm 기반 제품에 대한 노출을 줄이기 위해 RISC-V에 더 적극적이며, 이러한 수요 변화가 RISC-V에 대한 투자와 제품 개발을 가속화하는 주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RISC-V 생태계 성숙도에 대한 의구심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향후 퀄컴과 같은 선두 기업들은 RISC-V 전략을 더욱 심화하여 광범위한 최종 시장으로 배포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