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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中 반도체 자립 가속, 나우라 M&A·ACM HBM 장비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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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中 반도체 자립 가속, 나우라 M&A·ACM HBM 장비 진격

나우라, 광학 진공 증착 전문기업 인수…반도체 및 파생 분야 장비 로드맵 완성 박차
ACM 리서치, HBM 및 첨단 패키징 장비로 국제 공급망 진입…미국 규제 회피 전략
중국의 반도체 장비 기업인 ACM 리서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공정에 필수적인 습식 세정 및 도금 장비를 개발하며 미국의 수출 통제 속에서도 첨단 패키징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ACM 리서치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반도체 장비 기업인 ACM 리서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공정에 필수적인 습식 세정 및 도금 장비를 개발하며 미국의 수출 통제 속에서도 첨단 패키징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ACM 리서치
미-중 기술 경쟁 심화와 공급망의 정치화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부문에 구조적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첨단 공정 질서를 재편하기 위해 엄격한 수출 통제를 사용하는 가운데,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외국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완화하기 위해 장비, 재료, 공정 전반에 걸쳐 자체 개발(Self-sufficiency)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나우라 테크놀로지(Naura Technology)와 ACM리서치(ACM Research)의 전략적 움직임은 이러한 지정학적 전환이 장비 시장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디지타임스가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나우라, M&A로 광학 장비 전문성 통합


나우라는 12월 초 청두 궈타이 진공 장비(Chengdu Guotai Vacuum Equipment Co.) 지분 약 90% 인수를 완료하며, 이 광학 전문기업을 포트폴리오에 공식 편입했다.

2013년에 설립된 청두 궈타이는 광학 기기, 통신, 스마트폰 렌즈, 센서, AR/VR, 자동차 전자 장치 등 광범위한 분야에 사용되는 광학 진공 증착(vacuum deposition) 장비를 전문으로 한다. 이 회사는 전자빔 증발(electron-beam evaporation) 및 마그네트론 스퍼터링(magnetron sputtering) 장비와 핵심 모듈에 대한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수출 통제가 첨단 공정 장비 및 핵심 부품에 대한 공급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상황에서, 나우라의 이번 인수는 광학 진공 장비 역량을 강화하여 반도체 및 파생 장비 로드맵을 완성하는 데 기여한다. 이는 성숙한 기술과 확고한 고객 기반을 신속하게 확보하기 위해 자본 통합을 선호하는 중국 장비 기업들의 전략적 방향을 보여준다. 광학 코팅 장비는 전공정 장비는 아니지만, 자동차 감지, 첨단 디스플레이 등 신흥 시장에 필수적인 기초 자산이다.

ACM, HBM 및 첨단 패키징 시장 공략


한편, ACM 리서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및 첨단 패키징 장비 시장을 꾸준히 공략하고 있다. ACM은 HBM 공정에 필수적인 TSV(Through-Silicon Via) 구리 채움을 위한 울트라 ECP 3D 도금 시스템을 포함하여 HBM 공정에 호환되는 장비들을 선보였다. 이 습식 세정, 도금 및 조립 관련 시스템은 AI 칩에 사용되는 2.5D 패키징까지 확장된다. 특히 이 세정 장비는 HBM의 수율과 신뢰성에 중요한 고종횡비(high aspect ratio) 및 3D 구조에 최적화되어 있다.

미국이 첨단 제조 도구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습식 세정 및 도금 장비는 상대적으로 운영의 자유도가 높은 공정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공정은 리소그래피(Lithography)와 같은 고도의 민감 기술을 피하면서도 첨단 노드에 필수적이므로, 중국 국내 공급업체들이 국제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를 제공한다.

현재 ACM의 장비는 여러 해외 고객사와의 검증 및 테스트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주요 파운드리 기업들이 비용 최적화와 공급망 복원력을 위해 다양한 장비 소싱 옵션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나우라의 M&A 주도 광학 장비 전략과 ACM 리서치의 끈기 있는 HBM 및 첨단 패키징 공략은, 중국 장비 벤더들이 미-중 경쟁이라는 지정학적 제약 속에서도 실현 가능하고 대량 생산 가능한 시장 포지셔닝을 효과적으로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궁극적으로 미-중 갈등은 반도체 산업의 전문화된 분업과 글로벌 협력이라는 본질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공급망 다각화의 속도를 가속화하는 것은 분명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