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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지정학적 위험 커지며 4년반來 최저치서 급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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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지정학적 위험 커지며 4년반來 최저치서 급반등

美, 러시아 제재 강화 검토·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전면 봉쇄 선언에 WTI 1.2% 상승
공급 과잉 우려 속 반등 지속성엔 의견 엇갈려
미국 서부 텍사스 퍼미안 분지의 예이츠 유전에서 펌프 잭이 원유를 시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서부 텍사스 퍼미안 분지의 예이츠 유전에서 펌프 잭이 원유를 시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국제유가가 17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4년 반만의 저점 부근에서 급반등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평화 협정을 압박하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를 시사하고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에 대한 봉쇄를 선언하면서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 대비 0.67달러(1.21%) 오른 배럴당 55.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벤치마크인 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역시 0.76달러(1.29%) 상승한 배럴당 59.68달러로 마감했다.

앞서 WTI 가격은 전날 우크라이나 평화 협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러시아산 원유가 시장에 공급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자, 2021년 초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제안된 평화 협정을 거부할 경우에 대비해 미국이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 유조선과 원유 수출을 중개하는 트레이더들을 겨냥한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압박하는 강경 조치를 이어간 점도 유가 반등을 견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대상 원유 운반선이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것을 “전면적이고 완전하게(total and complete)” 차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CNBC는 이번 봉쇄 조치가 지난주 미국이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제재 대상 유조선을 나포한 데 이은 것으로, 사태가 중대 국면으로 한층 더 격화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창설 회원국이자 세계 최대의 확인 매장 원유를 보유한 국가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은 2020년 저점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 전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전 세계 공급량의 1%에도 못 미치며, 대부분은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캐나다 CIBC 프라이빗 웰스 그룹의 레베카 바빈 선임 에너지 트레이더는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며, 시장은 이번 조치의 영향을 하루 약 50만 배럴 수준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는 공급 과잉이라는 기존 내러티브를 뒤흔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