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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예측시장 11월 거래 130억 달러 돌파..."로빈후드 vs 뱅가드" 투자·도박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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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예측시장 11월 거래 130억 달러 돌파..."로빈후드 vs 뱅가드" 투자·도박 논쟁

로빈후드, 스포츠 베팅으로 연 1480억원 수익...전통 증권사 "도박일 뿐"
칼시 기업가치 16조 2900억 원 달해...연방·주 정부 규제 충돌
미국 예측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월가에서 투자와 도박의 경계를 두고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예측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월가에서 투자와 도박의 경계를 두고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미국 예측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월가에서 투자와 도박의 경계를 두고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배런스가 지난 19(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11월 전 세계 예측시장 거래량은 130억 달러(192500억 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41억 달러 미만에서 급증했다.

예측시장은 선거 결과, 스포츠 경기, 기업 실적 등 미래 사건 결과를 예측해 돈을 거는 금융 상품이다. 예를 들어 "A팀이 이길까?"라는 질문에 '' 또는 '아니오'를 선택해 돈을 걸고, 결과가 맞으면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문제는 같은 앱에서 NFL(미국프로풋볼) 경기 결과에 베팅했다가, 그 수익으로 바로 엔비디아나 나이키 같은 주식을 살 수 있다는 점이다. 투자 플랫폼에서 스포츠 도박을 함께 제공하면서 투자와 도박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로빈후드·칼시 주도 성장...1480억 원 수익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는 예측시장을 가장 적극 도입했다. 로빈후드는 미국 대표 예측시장 플랫폼인 칼시(Kalshi)와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칼시는 스포츠 경기부터 정치, 경제 지표까지 다양한 사건에 베팅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지난 주말 NFL 팬들은 칼시를 통해 2억 달러(2900억 원) 규모 계약을 거래했다. 로빈후드는 지난해 말 이후 110억 건 예측 계약이 거래되며 연간 1억 달러(1480억 원) 수익을 올린다고 밝혔다.

블라드 테네프 로빈후드 최고경영자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예측시장은 정말 활발하게 타오르고 있다""새로운 자산 초기 진입자가 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예측시장 분석 업체 듄에 따르면, 지난 127일 칼시 거래량은 32900만 달러(4870억 원)였다. 이 가운데 97%31800만 달러(4700억 원)가 스포츠 계약이었다.

칼시는 최근 세쿼이아캐피털, 앤드리슨호로위츠 등 벤처캐피털로부터 기업가치 110억 달러(162900억 원)10억 달러(14800억 원)를 조달했다. 폴리마켓은 뉴욕증권거래소 소유 기업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로부터 기업가치 80억 달러(118400억 원)20억 달러(29600억 원) 투자를 받았다.

스포츠베팅 업체도 대응에 나섰다. 드래프트킹스는 지난주 자체 예측시장 플랫폼을 출시했고, 팬듀얼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장기 투자와 달라" 전통 금융사 반발


전통 금융사들은 예측시장과 선을 긋고 있다. 제임스 마르티엘리 뱅가드 개인투자 사업부 투자상품 책임자는 "투자와 도박의 경계가 그 어느 때보다 흐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뱅가드 대변인은 "예측시장, 특히 스포츠 결과 계약은 주로 도박과 오락 상품"이라며 "투자자에게 투자 성공 최상 기회를 제공하려는 뱅가드 사명과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릭 워스터 찰스슈왑 최고경영자는 지난 115000명 재무설계사 앞에서 "젊은이들이 월요일 밤 풋볼 경기에 도박하는 것을 주식과 채권 투자와 같다고 생각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 투자는 결국 보상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뉴욕 온라인 증권사 퍼블릭의 리프 에이브러햄 공동 최고경영자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전면 광고를 냈다. 광고 내용은 "진짜 재산은 도박으로 만들 수 없다. 스포츠 베팅 같은 도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가 아니라, 장기 투자로 고객 재산을 불려주는 진짜 증권사를 찾는다면 퍼블릭을 선택하라"는 것이었다.

에이브러햄은 "스포츠 베팅이 재미있을 수 있지만, 투자 계좌에서 제공할 상품은 아니다""고객이 자신의 재산과 재산 상속을 우리 회사에 맡길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자산" vs "단기 도박" 맞대결


예측시장 업계는 반박한다. 칼시는 배런스에 "구조, 효용성, 사업 모델이 도박과 완전히 다르다"고 밝혔다.

테네프 최고경영자는 엑스(옛 트위터)"예측시장이 종종 '도박'으로 일축되는데, 이는 마치 자동차가 한때 '말 없는 마차'로 일축된 것과 같다"고 썼다.

토머스 피터피 인터랙티브브로커스그룹 회장은 "예측시장이 앞으로 투자자에게 가장 큰 공간이 될 것"이라며 "주식시장 인기를 훨씬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퍼샌들러의 패트릭 몰리 애널리스트는 예측시장이 스포츠베팅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하면 최대 80억 달러(118400억 원) 수익이 유입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예측시장이 스포츠 이상이 될 수 있지만, 지금은 성장이 스포츠에 의해 추진된다"고 말했다.

규제 문제도 복잡하다. 카지노 감독은 주 정부 영역이었고, 금융시장은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 연방 정부가 규제해왔다. CFTC는 칼시의 정치와 스포츠 베팅 시장 진입을 승인했다. 다음 싸움은 법원이 스포츠 계약을 투자로 볼지 도박으로 볼지 결정하는 것이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18일 칼시와 제휴해 예측시장 진출을 발표한 다음 날 일리노이, 미시간, 코네티컷 3개 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주는 예측시장을 불법 스포츠 베팅으로 규정하며 영업 중단을 명령했다.

워스터 슈왑 최고경영자는 "스포츠 도박에 관여하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면서도 "경쟁사가 스포츠 도박에서 너무 많은 돈을 벌어 증권업에 투자할 우위를 준다면 주시해야 할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