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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악관, 약값 인하 합의 제약사 9곳 추가…“최혜국 가격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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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악관, 약값 인하 합의 제약사 9곳 추가…“최혜국 가격 적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미국 백악관이 제약사들과 맺은 약값 인하 합의가 추가로 확대됐다. 21일(이하 현지시각) 더힐에 따르면 백악관은 미국 정부가 지난 19일 9개 글로벌 제약사와 이른바 ‘최혜국 가격’ 적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에 참여한 제약사는 암젠, 베링거인겔하임,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 제넨텍, 길리어드 사이언스,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머크, 노바티스, 사노피 등 9곳이다. 이들은 일부 의약품 가격을 다른 국가들이 지불하는 수준에 맞춰 인하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지금까지 발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은 제약사가 동시에 참여한 것이다.

◇ “약값 낮추면 결국 더 많은 사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 제약사들이 하고 있는 일은 매우 훌륭하다”며 “결국 이들은 더 많은 사업을 하게 될 것이고, 가격은 균형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앞서 5개 제약사와 체결한 유사한 합의에 이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17개 제약사에 서한을 보내 9월까지 가격 인하와 백악관과의 합의를 요구한 바 있다.

지금까지 공식 발표된 합의는 모두 14건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나머지 3개 기업과도 합의가 이뤄졌지만 내년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관세 유예·신약 심사 우대 제공


트럼프 행정부는 제약사들이 정부 프로그램에 공급하는 의약품 가격을 인하하는 대신 관세 부과 위협을 철회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우선 심사 바우처처럼 신약 심사 절차를 단축해주는 혜택도 포함된다. 이 바우처는 시장에서 수억달러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머크는 미 상무부와 합의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수입 관세 부과를 3년간 유예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각 제약사와의 합의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아 실제 환자들이 체감할 약값 인하 폭을 가늠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 보험사에는 “보험료 내려야”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사와 달리 보험사에는 강경한 태도를 예고했다. 그는 조만간 플로리다나 워싱턴에서 보험사 경영진을 직접 불러 보험료 인하를 압박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보험사들은 이제 훨씬 적게 벌어야 한다”며 “아주 직설적으로 말해 가격을 내릴 수 있는지 보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미국 건강보험개혁법(ACA)에 따른 보험료 보조금 확대 조치가 연말로 종료되면서 수천만명의 미국인이 보험료 인상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더힐은 “트럼프 행정부가 약값과 보험료를 동시에 압박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의료비 부담 완화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