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루빈' 1000W 초과 전력에 플라스틱 기판 한계 봉착
삼성전기 스미토모화학과 합작·SKC 미 정부서 1억7500만 달러 확보
상호연결 밀도 10배·열팽창 10분의1…AI 칩 성능 혁신 핵심 기술
삼성전기 스미토모화학과 합작·SKC 미 정부서 1억7500만 달러 확보
상호연결 밀도 10배·열팽창 10분의1…AI 칩 성능 혁신 핵심 기술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반도체의 폭발적 성능 향상이 기존 포장 소재의 물리적 한계를 드러내면서, 반도체 산업이 유기 기판에서 유리 코어 기판(GCS)으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각) 파이내셜 콘텐츠가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유리 기판 시장 규모를 2023년 71억 달러(약 10조 2900억 원)에서 2028년 84억 달러(약 12조 17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1000W 넘는 AI 칩, 플라스틱으론 못 버텨
엔비디아의 차세대 '루빈' 아키텍처를 비롯한 최신 AI 가속기들이 1000와트를 넘는 전력 한계를 요구하면서, 기존 유기 소재인 아지노모토 빌드업 필름(ABF) 기판이 임계점에 다다랐다. 유리 기판은 유기 기판 대비 상호연결 밀도를 10배 높이고, 실리콘과 거의 동일한 열팽창계수를 갖춰 AI 칩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간 훨씬 긴밀한 통합을 가능하게 한다.
인텔은 10년 넘게 유리 코어 기술을 연구해왔으며, 지난해 8월 유리 기판 지적재산권을 외부 파트너에 라이선스하기 시작했다.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TSMC는 600밀리미터 x 600밀리미터 유리 패널을 활용한 팬아웃 패널 레벨 패키징(FOPLP) 기술을 개발 중이다. 유리의 극도로 평탄한 표면은 1.0마이크로미터 미만으로 측정돼 2마이크론 이하 선폭 패턴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삼성전기·SKC, 글로벌 선점 경쟁 본격화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에 시험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올해 2~3개 주요 고객사에 시제품을 공급한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2027년 유리 기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일본 스미토모화학그룹과 글라스 코어 합작법인 설립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삼성전기가 과반 지분을 보유하는 이 합작법인은 스미토모화학 자회사인 동우화인켐 평택사업장을 본사로 두고 초기 생산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승은 삼성전기 패키지마케팅 파트장은 지난해 9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국제첨단반도체기판·패키징산업전(KPCA쇼) 강연에서 "유리 기판 제품 출시 시기는 2027~2028년으로 예상한다"며 "기판 크기가 120~140밀리미터 이상 증가하면 기존 동박적층판으로는 한계가 있어 유리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SKC 자회사 앱솔릭스는 미국 조지아주 코빙턴시에 3억 달러(약 4300억 원)를 투자해 세계 최초 유리 기판 양산 공장을 완공했다. 앱솔릭스는 미국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른 생산 보조금 7500만 달러(약 1080억 원)를 확정받았으며, 지난 1월에는 1억 달러(약 1450억 원) 추가 보조금을 확보해 총 1억 7500만 달러(약 2500억 원) 규모 지원을 받게 됐다. 연산 1만 2000제곱미터 규모인 이 공장은 현재 시제품 생산 단계에 있다.
취성·비용 문제 해결이 상용화 관건
유리 기판 전환에 우려도 있다. 유리의 취성(잘 깨지는 특성) 때문에 대량 생산 환경에서 수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용남 하나마이크론 전무는 KPCA쇼 강연에서 "유리 기판 시장은 2028년까지 기술 성숙기로 보며, 2030년이 되면 상당 부분 완성될 것"이라며 "유리의 취성을 해결하면서 유리-구리 간 팽창계수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는 2026~2027년 유리 포장 칩을 탑재한 최초 소비자용 AI 제품이 고급 데이터센터 서버와 워크스테이션급 프로세서에 먼저 적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MD는 2028년 고성능컴퓨팅(HPC)용 반도체에 유리 기판을 적용할 계획이며, 브로드컴과 엔비디아도 관련 기술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