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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2026년도 예산안 '사상 최대'로...다카이치 색채에 비판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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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2026년도 예산안 '사상 최대'로...다카이치 색채에 비판도 나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EPA/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EPA/연합뉴스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사상 최대로 결정한 가운데, 안팎으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로이 출범한 내각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예산안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과도한 예산으로 인해 국가 부채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27일 요미우리는 사설을 통해 “다카이치 정권의 컬러를 내세운 예산안이 발표됐다”라고 소개했다.

일본 정부는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예산안을 사상 최대인 122조3092억 엔(약 1126조 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내세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철학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성장전략의 핵심 부처라고 할‘ 수 있는 경제산업성이 추진하는 산업 정책 예산은 특별회계까지 포함하면 예산 총액이 3조693억 엔(약 28조3000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50%가량 늘었다.

역사 인식, 영토 분쟁 등 국제사회의 주요 현안에서 일본의 입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한 예산도 전년보다 21.6% 늘어난 207억 엔(약 1910억 원)을 배정했다. 이는 중일 갈등 등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글로벌 여론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국가적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개발도상국에 방위 장비를 지원하는 ‘정부 안전보장 능력 강화 지원(OSA)’ 예산은 전년의 두 배인 181억 엔으로 파격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정부개발원조(ODA) 역시 증액 편성하며 경제와 안보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외교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방위예산안도 크게 증가시켰다. 20026 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말) 방위예산안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9조353억 엔(약 83조4943억 원, 약 580억 달러)으로 확정했다. 원거리 미사일과 12식 미사일 등 반격능력 확보에 1조 엔 이상을 투입하며 이 중 2773억 엔을 무인기 활용에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예산안을 확정하고서 취재진에 "일본을 강하고 풍요롭게 하기 위한 예산"이라며 "재정 규율도 배려해 강한 경제의 실현과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양립시키는 예산안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요미우리는 다카이치 총리의 정책 기조를 반영한 내용으로 사상 최대의 방위비,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을 성장전략으로 삼아 예산을 중점 배분했다고 전했다.

다만 현지 언론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책임있는 적극 재정의 기치를 내세웠지만, ‘책임’은 없고 ‘적극’만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재정 건전화를 통해 미래 세대에 책임을 다하는 관점이 부족하다“라고 비판했고,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내에서도 총리의 정책 기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요미우리와 교도통신은 ”금융시장의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에도 엔화 약세 기조는 꺾이지 않고 시장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이 다카이치 총리의 적극 재정 기조로 인한 여파라는 분석이다.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엔화 약세가 고물가를 이루고 국채 이자 부담에 따라 예산 압박도 커져 적극 재정이라는 정부의 철학을 고수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일본의 내년 예산안에서 국채 원리금 상환에 소요되는 비용(국채비)은 금리 상승에 따라 사상 최대인 31조2758억 엔(약 287조3000억 원)으로 늘어 처음 30조엔을 넘어서고 정부의 장기 국채 예상금리도 전년도 연 2.0%에서 연 3.0%로 올라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