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불가능한 세 개의 자아… '거래·성장·파괴' 사이의 아시아
중국 부동산 위기·디플레이션, 일본 스태그플레이션, 한국 '탄핵 이후'의 평온 흔드나
중국 부동산 위기·디플레이션, 일본 스태그플레이션, 한국 '탄핵 이후'의 평온 흔드나
이미지 확대보기2026년 새해 북아시아가 마주한 지평선은 그 어느 때보다 짙은 안개에 싸여 있다. 아시아를 향해 다가오는 거대한 폭풍의 이름은 단 하나, 바로 '도널드 트럼프'다. 하지만 그 폭풍이 어떤 형태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부터 일본, 그리고 격동의 정국을 지나온 한국까지, 아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 가지 자아' 중 누구와 마주하게 될지 숨을 죽이고 있다고 최근 닛케이 아시아 등 언론이 신년특집으로 보도하고 있다.
◇ 트럼프의 세 얼굴: 거래가냐, 성장론자냐, 파괴자냐
도쿄 기반의 저명한 언론인 윌리엄 페섹은 아시아가 2026년에 직면할 위험을 '트럼프, 트럼프, 그리고 트럼프'라는 세 단어로 압축했다.
첫째는 거래적 트럼프(The Transactional Trump)로 모든 것을 협상 테이블 위에 올리는 인물이다. 시진핑 주석과의 '대협상'을 꿈꾸며, 일본과 한국에 각각 5500억 달러와 35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서명 보너스(방위비 및 투자)'를 요구하며 압박하고 있다.
둘째는 국내 성장 집중형 트럼프(The Growth-Obsessed Trump)로 미국 내 실업률이 4.6%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무역 전쟁 3.0'을 선포할 수 있는 인물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마라라고 협정'을 강요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은 파괴적 트럼프(The Scorched-earth Trump)로 기존 질서를 완전히 불태우는 성향이다. 연준 의장을 교체해 금리 인하를 강제하거나, 미국의 국가 부채 불이행(디폴트)을 시사하며 글로벌 금융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을 수 있다. 이는 일본이 보유한 1조19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 신뢰도를 뿌리째 흔드는 일이다.
◇ 중국: 부동산 위기와 디플레이션의 늪
트럼프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시점에 중국 경제의 기초 체력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11월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1.3% 증가에 그쳐 10월 2.9%에서 급감했고, 예상치 2.92%를 크게 밑돌았다. 고정자산투자는 1~11월 2.6% 감소했으며, 부동산 투자는 15.9% 급감했다.
소비자 인플레이션은 11월 21개월 만에 최고치인 0.7%를 기록했지만 이는 주로 식품 가격 상승 때문이며, 핵심 인플레이션은 1.2%에 머물러 내수 수요가 여전히 취약함을 보여준다.
특히 생산자물가가 3년째 디플레이션을 지속하며 11월 2.2% 하락한 것은 산업 과잉 생산 능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11월 무역 흑자가 1168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1~11월 누적 수출이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했다는 소식은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제재를 부르는 '독이 든 성배'가 될 전망이다.
◇ 일본: 스태그플레이션과 엔 캐리 트레이드 위기
일본은 경제가 2.3% 위축되는 와중에 금리를 30년 만에 최고치로 올린 '이상한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리의 재정 확장 정책과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의 긴축 기조가 충돌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공포가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 준비를 마쳤다.
◇ 한국: 탄핵 이후 외교 시험대
한국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집권한 이재명 대통령이 7개월간의 짧은 평온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외교 시험대에 선다.
KOSPI가 AI 열풍에 힘입어 83%나 폭등하는 기록적 랠리를 보였지만,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워싱턴발 무역 전쟁의 첫 번째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깊다.
◇ 유럽의 대응: 소형 전기차와 반도체 경쟁
유럽연합은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3%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며 맞서고 있다. EU는 제조 비용을 낮추고 중국 생산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기술 요구가 완화된 소형 전기차 새 카테고리를 만들 계획이다. 가격은 1만5000~2만 유로로 10~2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서유럽 자동차 시장에서는 중국 제조사들이 9월 처음으로 한국 경쟁사들을 추월했다. 중국의 시장 점유율은 8%로 한국의 7.8%를 앞섰으며, 1~9월 중국 자동차 판매는 50만3321대로 77.5% 증가했다.
일본 제조사들은 전기차 제품 부족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어 시장 점유율이 1.8%포인트 하락했다.
◇ 에너지와 기술: 새로운 전선
에너지 시장에서는 2026년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IA는 브렌트 원유 가격이 55달러, ABN AMRO는 50달러를 예측했다. 공급 과잉이 주요 원인이지만, 러시아 제재와 베네수엘라 긴장, 중국의 전략 비축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EU는 2027년까지 러시아 가스 수입을 완전 중단하려 하지만, 숙련 노동력 부족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700개 에너지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전기공·엔지니어 채용에 병목을 보고했다.
미국 핵융합 에너지 업계는 정부에 연간 10억 달러 이상 지원을 촉구하며 중국과의 경쟁을 강조했다. 2022년 로렌스 리버모어 연구소가 순에너지 이득을 달성한 이후 상업화가 주목받고 있다.
◇ 2026년의 지뢰밭: "예측 불가능이 유일한 상수"
트럼프 행정부의 칼날은 한·중·일뿐만 아니라 대만, 태국, 베트남의 반도체와 철강, 알루미늄 산업까지 겨냥하고 있다.
만약 트럼프가 중국과 극적인 '대규모 미중 협정'을 맺는다면, 이는 역설적으로 일본과 한국을 소외시키고 대만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최고조다. 베네수엘라와의 전쟁 가능성, 러시아의 나토 위협, 시진핑의 대만 공격 자신감 등은 일본의 '핵무기 보유 논쟁'을 수십 년 만에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윌리엄 페섹은 "2026년에 대해 확실한 것은 단 하나, 우리 모두가 안전벨트를 아주 단단히 매야 한다는 점뿐"이라고 경고했다. 창의적이고 민첩한 정책 대응만이 이 '트럼프 3.0'의 폭풍우 속에서 생존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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