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틸 투자 '제너럴 매터' 등 3사에 27억 달러 투입…핵연료 공급망 대수술
데이터센터 '전기 먹는 하마' 해결책은 SMR…美 에너지 안보 지형 바꾼다
데이터센터 '전기 먹는 하마' 해결책은 SMR…美 에너지 안보 지형 바꾼다
이미지 확대보기미 에너지부(DOE)는 지난 5일(현지시각) 국가 안보와 차세대 원전 생태계 구축을 위해 총 27억 달러(약 3조9100억 원) 규모의 지원금을 3개 기업에 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에너지 패권 경쟁에서 러시아를 배제하고, 급증하는 AI 전력난을 원자력으로 돌파하겠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
'러시아 족쇄' 풀기 위한 10년 대계…3개 사에 1.3조 원씩 정밀 타격 지원
에너지부는 이번 프로젝트 수행 기업으로 △센트러스 에너지(Centrus Energy)의 자회사 '아메리칸 원심분리기 오퍼레이팅' △프랑스 오라노(Orano)의 미국 법인 '오라노 연방 서비스' △실리콘밸리 벤처 자금의 지원을 받는 '제너럴 매터(General Matter)' 등 세 곳을 선정했다. 이들 기업은 각각 9억 달러(약 1조3050억 원)를 지원받는다.
자금 집행 방식은 단순한 현금 지급이 아니다. 에너지부는 향후 10년 동안 각 기업이 달성해야 할 엄격한 단계별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충족할 때마다 자금을 집행하는 '작업 명령서' 방식을 택했다. 이는 혈세 낭비를 막고 실질적인 농축 역량을 확보하려는 조치다.
미국이 이토록 서두르는 까닭은 세계 우라늄 농축 시장의 기형적인 구조 때문이다. 현재 러시아는 전 세계 우라늄 농축 용량의 44%를 장악하고 있으며, 미국 핵연료 수입량의 35%를 공급한다. 러시아산 연료 공급이 끊기면 미국 내 94개 상업용 원자로는 물론, 국방 안보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구조다. 에너지부는 이번 투자를 통해 이러한 '러시아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계산이다.
지원 분야는 크게 두 갈래다. 오라노는 기존 원전에 쓰이는 저농축 우라늄(LEU) 생산 확대를 맡는다. 반면 센트러스와 제너럴 매터는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의 핵심 연료인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HALEU)' 생산에 주력한다. HALEU는 기존 연료보다 농축도가 높아 효율이 좋고 폐기물은 적어 '꿈의 원전 연료'로 불린다.
'페이팔 마피아' 피터 틸, 원자력 시장 진출…기술 자본과 에너지의 결합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제너럴 매터'의 선정이다. 이 회사는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이자 억만장자 투자자인 피터 틸(Peter Thiel)이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제너럴 매터는 틸이 설립한 벤처캐피털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의 파트너 스콧 놀란이 창업했다. 지난해 파운더스 펀드가 주도한 투자 라운드에서 5000만 달러(약 724억 원)를 유치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제너럴 매터는 이미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지난 8월 에너지부와 계약을 맺고 켄터키주 퍼두카(Paducah)의 옛 가스 확산 공장 부지 약 100에이커(약 12만 평)를 확보했다. 특히 이곳에 보관된 7600개 이상의 육불화우라늄 실린더에 접근할 권한을 얻어 원재료 확보 문제를 해결했다. 시설 공사는 올해 시작해 2020년대 말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 가속…AI 시대 에너지 안보의 핵심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보도자료에서 "이번 지원은 현재 가동 중인 원자로는 물론 미래의 첨단 원자로를 위한 안전한 국내 핵연료 공급망을 복원하겠다는 행정부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에너지 정책을 넘어선다. 바이든-해리스 행정부 시절인 2024년 예산안에서 출발한 이 프로젝트는 AI 패권 경쟁과 맞물려 있다. 전기를 '먹는 하마'인 데이터센터를 운용하려면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데, 태양광이나 풍력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막대한 보조금을 통해 우라늄 농축 기술을 내재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차세대 원전(SMR) 시장 주도권까지 쥐겠다는 전략이다.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 조치와 함께 자체 생산 능력이 궤도에 오르는 2028년 이후, 글로벌 핵연료 공급망은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을 포함한 원전 운영국들도 미국의 새로운 공급망 정책에 맞춰 발 빠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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