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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은퇴 파도 뒤 진짜 공포 온다"... 2030년 덮칠 '85세 역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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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은퇴 파도 뒤 진짜 공포 온다"... 2030년 덮칠 '85세 역류' 경고

마켓워치 "통계 착시가 위기 가려... '초고령 노인' 급증이 뇌관"
美 의료 시스템 붕괴 경고... 한국은 역류 넘어선 '급류' 직면
단순 연금 대책 넘어 '고강도 돌봄' 체계 대수술 시급
85세 이상 초고령층은 인지 기능 저하와 만성 질환, 거동 불편이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다. 의료비 지출과 간병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는 이른바 '비용의 임계점'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85세 이상 초고령층은 인지 기능 저하와 만성 질환, 거동 불편이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다. 의료비 지출과 간병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는 이른바 '비용의 임계점'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유력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지난 10(현지시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파도인 '은빛 쓰나미(Silver Tsunami)'가 정점에 이르렀다"면서도 "진정한 위기는 파도가 빠져나갈 때 발생하는 '역류' 현상, 85세 이상 초고령 인구의 급증"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1964년생인 마지막 베이비부머가 65세에 들어서는 '65세 정점' 시대가 왔지만, 통계 수치 뒤에 숨은 고강도 돌봄 수요 폭발에는 사회적 대비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통계의 함정... "노인 ''보다 '의존성'이 문제"


미국 인구조사국(Census Bureau) 데이터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 7300만 명이 모두 65세를 넘기는 2030년부터 2050년까지 전체 인구 대비 노인 비율 증가는 약 5%포인트에 그칠 전망이다. 수치상으로는 인구 고령화 속도가 둔화하는 '안정기'처럼 보인다.

그러나 마켓워치는 이를 "치명적인 착시"라고 분석했다. 인구학적 위기의 본질은 전체 노인 수가 아니라 의료와 돌봄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85세 이상 인구'의 비율에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건강하고 경제활동이 가능한 65~74'젊은 노인(Young-old)'과 달리, 85세 이상 초고령층은 인지 기능 저하와 만성 질환, 거동 불편이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다. 의료비 지출과 간병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는 이른바 '비용의 임계점'이다. 마켓워치는 "파도가 해안을 때리고 나갈 때 바닥을 훑는 역류가 수영하는 사람을 삼키듯, 85세 인구의 급증이 사회 안전망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너진 방파제... "돌봄 인프라 이미 한계


문제는 미국 사회가 이 '역류'를 감당할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 노인 돌봄 현장은 인력 부족과 비용 상승으로 한계 상황이다. 요양 시설은 꽉 찼고, 전문 간병 인력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과거 가족이 맡던 돌봄 기능은 핵가족화와 맞벌이 보편화로 사실상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65세 은퇴자 증가는 연금 재정의 문제지만, 85세 중증 환자 급증은 의료·돌봄 시스템 전체의 마비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은퇴한 노인들에게 줄 '생활비(연금)' 걱정은 열심히 했지만, 정작 그분들이 나중에 85세가 되어 쓰러졌을 때 입원할 '병원''간병인'은 준비하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한국, 역류 아닌 '급류'... '간병 파산' 현실화


미국의 이번 경고는 한국 사회에 더 무거운 과제를 던진다. 한국 상황은 미국이 우려하는 '역류' 수준을 넘어 가파른 '급류'에 가깝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2025)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공식 진입했다. 한국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미국보다 은퇴 속도가 빠르고 기대 수명 증가 폭도 크다. 미국이 수십 년에 걸쳐 겪을 고령화 단계를 한국은 불과 10~15년 안에 압축적으로 겪게 된다는 뜻이다.

특히 한국의 85세 이상 인구 증가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85세 이상 1인당 진료비는 65~74세보다 2배 이상 높다. 요양병원 병상 가동률은 이미 한계치에 육박했고, '간병 파산'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가계가 짊어진 돌봄 부담은 위험 수위를 넘었다.

인구학 전문가들은 "미국 인구 구조가 정점 후 완만한 높은 평지 형태라면, 한국은 정점 후 절벽을 향해 달리는 형국"이라며 "단순히 노인 일자리나 연금 개혁을 논의하는 단계를 넘어, 초고령 중증 환자를 위한 국가 차원의 돌봄 체계 대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