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최고가 전투함 가능성 속에 흔들리는 해군 전력 구조와 조선 역량
- 미 의회예산국, "건조 비용이 150억 달러에서 220억 달러 달할 수도"
- 미 의회예산국, "건조 비용이 150억 달러에서 220억 달러 달할 수도"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해군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따라 검토 중인 초대형 전함 계획이 미 해군 전력 설계와 방산 예산을 둘러싼 논쟁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전함이 미국 역사상 가장 비싼 전투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해군이 어떤 방식으로 화력과 억지력을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이 구상은 단순한 신규 함정 도입 문제가 아니다. 항공모함과 구축함, 잠수함 중심으로 재편돼 온 미 해군 전력 구조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대형 화력 플랫폼을 다시 전면에 배치할 것인지라는 전략적 선택과 직결돼 있다.
미 의회예산국이 제기한 비용 경고
논쟁의 출발점은 미 의회예산국(CBO)의 분석이다. 의회예산국은 초대형 전함이 아직 개념 단계에 머물러 있음에도, 첫 번째 함정 건조 비용이 미 해군의 기존 주력 전투함을 크게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의회예산국은 개념 단계에서 첫 번째 초대형 전함의 건조 비용을 약 150억 달러에서 220억 달러 수준으로, 후속 함정의 경우 약 90억~150억 달러 정도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함정 규모와 탑재 무장, 방어 체계가 확대될 경우 단일 함정 비용이 미 해군 예산 구조 전반에 중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의회예산국의 지적이다.
골든 플릿 구상과 전함 부활의 정치적 배경
초대형 전함 논의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 온 이른바 골든 플릿 구상, 즉 미국 해군을 압도적 화력과 존재감이 분명한 대형 전력 중심으로 재구성하겠다는 구상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1기 재임 시절부터 미국 조선 역량 회복과 해군 화력 강화를 반복적으로 언급해 왔으며, 전함은 이 구상의 상징적 존재로 거론돼 왔다.
항공모함과 미사일 구축함 중심으로 발전해 온 현대 해군 전력에 대형 화력 플랫폼을 다시 배치하겠다는 발상은 정치적 메시지로서는 강력하지만, 군사적 실효성에 대해서는 내부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전함이 현대 해전 환경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합의는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
기존 해군 전력 계획과의 충돌
문제는 이 전함 구상이 기존 해군 전력 계획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느냐다. 미 해군은 이미 차세대 유도미사일 구축함, 공격형 잠수함, 무인 수상·수중 전력에 상당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초대형 전함이 추가될 경우 예산과 인력, 조선소 가동 능력이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조선 산업 역량이 가르는 실현 가능성
초대형 전함 논의는 미국 조선 산업의 현실적 한계를 다시 드러내고 있다. 숙련 인력 부족과 공급망 불안정은 이미 미 해군 함정 건조 일정과 비용을 압박해 왔다. 초대형 함정은 단순한 예산 투입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장기간 안정적인 건조가 가능한 산업 기반을 전제로 한다.
이 때문에 전함 구상은 해군 전력 설계를 넘어 미국의 조선 정책과 산업 전략 전반과도 직결된 사안으로 평가된다. 조선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초대형 전함은 구상 단계에 머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초대형 전함 논의가 던지는 핵심 질문은 명확하다. 미 해군은 앞으로 더 많은 함정을 보유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극소수의 초고가 플랫폼에 의존하는 구조를 선택할 것인가. 전함은 강력한 화력과 상징성을 제공할 수 있지만, 현대 해전이 요구하는 분산성과 지속성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이 전함은 아직 개념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이미 미 해군의 미래를 둘러싼 논쟁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이는 단일 무기 체계의 문제가 아니라, 예산 우선순위와 전력 철학, 조선 역량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문제다. 트럼프 구상 초대형 전함은 미 해군이 향후 수십 년간 어떤 전력을 중심으로 억지력을 유지할 것인지를 가늠하게 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