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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선진국 일자리 60% 위협"…IMF 총재 '노동 쓰나미'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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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선진국 일자리 60% 위협"…IMF 총재 '노동 쓰나미' 경고

청년 초급 직무부터 대체 시작…중산층 임금 압박 동시 진행
EU, 채용 감정인식 AI 금지·일본 10조 원 재교육 투입…각국 고용전쟁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이 전 세계 노동시장에 '쓰나미'와 같은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조직 진입 단계인 청년층과 생산성 향상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중산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이 전 세계 노동시장에 '쓰나미'와 같은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조직 진입 단계인 청년층과 생산성 향상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중산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사진=로이터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이 전 세계 노동시장에 '쓰나미'와 같은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조직 진입 단계인 청년층과 생산성 향상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중산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포춘(Fortune)과 타임(TIME) 등 외신이 지난 23(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앞으로 몇 년 안에 선진국 일자리의 60%, 전 세계 일자리의 40%AI 영향을 받는다"며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규제 공백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청년층 성장 사다리 끊기고 중산층 압박 심화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IMF 자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AI가 주로 대체하는 업무가 청년들이 수행하는 '초급 단계' 직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청년들이 조직에 진입해 경험을 쌓던 역할을 AI가 넘겨받으면서, 젊은 구직자들이 좋은 일자리를 얻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10개 일자리 중 1개가 AI 덕분에 생산성이 높아지고 임금이 오르는 '증강' 효과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AI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지 못한 노동자는 임금이 떨어지는 압박을 견뎌야 한다""중산층이 이 변화 흐름에서 큰 타격을 입는 상황을 피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같은 행사에서 "국가 간 격차가 더욱 깊어지고 커지고 있다"며 데이터와 자본 흐름이 막힌다면 AI의 긍정적 발전조차 저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요국, 규제·재교육·혁신 삼각 전략 가동


이러한 노동시장 충격에 주요 선진국들은 각기 다른 생존 전략을 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세계 최초로 'AI(AI Act)'을 제정해 고용 분야 AI 사용을 엄격히 규제한다. 지난해 2월부터 채용 과정에서 감정 인식 AI 사용이 금지됐고, 오는 8월부터는 채용·인사 등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한 본격 규제가 시행된다. 이를 어기면 해당 기업이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연간 매출액의 최대 7%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예를 들어 글로벌 매출이 100조 원인 기업이라면 최대 7조 원까지 제재를 받는다는 뜻이다.

미국은 연방 정부 차원에서 'AI 권리장전 청사진(Blueprint for an AI Bill of Rights)'을 통해 알고리즘 투명성을 감시하면서도, 주 정부 단위로 세부 규제를 펴고 있다. 이 청사진은 AI 시스템이 사회에 도입될 때 시민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기본 원칙과 보호 지침이다. 캘리포니아는 지난해 10월부터 AI 채용 도구 사용 시 차별 금지와 4년간 기록 보관을 의무화했고, 콜로라도는 오는 6월부터 고위험 AI 시스템 규제를 시행한다.

일본은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동자 재교육에 향후 5년간 1조 엔(93000억 원)을 투입한다. 지난해 10월부터 근로자가 직장을 일시적으로 떠나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임금의 50~80%를 지원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AI 관련 직업훈련 과정을 대폭 확대하고, 공공 고용 서비스(헬로워크)AI를 도입해 직업 매칭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규제 속도 따라잡기 경쟁…고용 안전망 구축 시급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각국 대응의 정밀도가 향후 경제 패권을 결정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정신 차려야 한다. AI는 현실이고, 우리가 통제력을 확보하는 것보다 빠르게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시장 주도의 무규제 AI 배치를 가장 큰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IMFAI가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연간 0.1~0.8%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0.8%포인트 성장률 상승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AI의 생산성 기여 효과가 크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같은 혜택이 고르게 분배되지 않으면서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월가에서는 기술 발전 속도가 법제도 마련을 앞지르는 상황에서, 청년과 중산층을 포용할 수 있는 정교한 노동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