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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애플, 2028년 ‘인텔 파운드리’ 탄다… TSMC 30년 독주 체제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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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애플, 2028년 ‘인텔 파운드리’ 탄다… TSMC 30년 독주 체제 균열

엔비디아 차세대 ‘파인만’ GPU, 인텔 14A 공정 도입 협의… 애플도 저가형 M칩 위탁 검토
미국 제조 우선주의와 공급망 다변화 압박 속 ‘듀얼 파운드리’ 가속… 인텔 EMIB 패키징 25% 할당
베트남 FPT·아일랜드 실리콘 아일랜드 가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기술 대전환’ 분수령
글로벌 AI 반도체 패권을 쥔 엔비디아와 애플이 대만 TSMC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생산 거점을 미국 인텔로 분산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AI 반도체 패권을 쥔 엔비디아와 애플이 대만 TSMC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생산 거점을 미국 인텔로 분산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 이미지=제미나이3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패권을 쥔 엔비디아와 애플이 대만 TSMC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생산 거점을 미국 인텔로 분산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

디지타임스(DIGITIMES)가 28일(현지 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는 2028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파인만(Feynman)’ 아키텍처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일부 물량을 인텔 파운드리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지난해 9월 엔비디아가 인텔에 단행한 50억 달러(약 7조16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 이후 가시화된 첫 대형 생산 협력으로, 미국 행정부의 자국 내 제조 압박과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애플, 인텔 14A 공정 손잡나…‘탈(脫)TSMC’ 신호탄


엔비디아는 현재 주력인 루빈(Rubin) 시리즈의 차기작인 파인만 GPU 생산에서 인텔과 손을 잡는다. 핵심 연산부인 GPU 다이(Die) 생산은 여전히 TSMC가 전담하지만, 데이터 통로 역할을 하는 입출력(I/O) 다이 일부 공정에 인텔의 18A(1.8나노급) 또는 14A(1.4나노급)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여러 개의 칩(다이)을 하나의 패키지 안에서 고속·저전력으로 연결하기 위해 사용하는 첨단 패키징 기술인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의 활용이다. 엔비디아는 최종 패키징 물량의 최대 25%를 인텔에 할당하고, 나머지 75%를 TSMC에 맡기는 ‘듀얼 벤더’ 체제를 구축할 전망이다.

애플 역시 저가형 맥북용 M시리즈 프로세서 생산을 위해 인텔과 논의를 시작했다. 애플은 2020년 자체 설계 칩인 ‘애플 실리콘’ 전환 이후 생산 전량을 TSMC에 맡겨왔으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과 제조 시설 분산 요구에 따라 인텔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다만 양사 모두 핵심 고성능 칩은 TSMC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저사양·비핵심 제품군부터 점진적으로 물량을 옮기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아일랜드 가세…후공정(OSAT) 생태계의 급격한 팽창


첨단 공정의 무게 추가 이동하는 사이에 베트남과 아일랜드는 반도체 후공정과 광자(Photonics)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기지로 급부상했다.

베트남 최대 IT 기업인 FPT는 지난 28일 하노이에서 반도체 칩 시험·패키징 공장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 쯔엉 자 빈 FPT 의장은 “AI 에지 칩 기술은 베트남이 주도할 수 있는 분야”라며 2030년까지 반도체 전문 인력 5만 명 양성 계획과 연계해 2027년부터 공장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6일 착공한 비엣텔(Viettel)의 제조 공장과 함께 베트남의 반도체 자립을 이끌 양대 축이 될 전망이다.

아일랜드는 ‘실리콘 아일랜드’ 전략을 통해 AI 하드웨어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3일 아일랜드 정부는 틴들 국립연구소(Tyndall National Institute)에 1억 유로(약 1711억 원) 이상을 추가 투자해 연구 시설을 두 배 확장하는 것을 승인했다. 현재 인텔이 아일랜드 레익슬립(Leixlip)에 300억 유로(약 51조3500억 원)를 투자한 가운데 AMD와 퀄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아일랜드의 풍부한 이공계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TSMC의 여유와 인텔의 과제…2028년 반도체 패권 향방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TSMC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기보다는 전략적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14A 공정의 잠재 고객사를 확보했다고 밝혔으나 관건은 실제 양산 수율과 공정 안정성이다.

TSMC 입장에서는 저마진의 비핵심(Non-core) 주문을 인텔로 분산함으로써 △미국 정부의 정치적 압박 완화 △독과점 규제 회피 △고부가가치 선단 공정에 역량 집중이라는 실익을 챙길 수 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고객사들이 인텔 공정을 경험한 뒤 TSMC의 압도적인 생산 수율과 가격 경쟁력을 재확인하며 오히려 TSMC의 협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028년은 엔비디아와 애플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성공할지, 인텔이 파운드리 재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거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