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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증권 인도네시아법인, 고객사 주가조작 혐의 관련 경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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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증권 인도네시아법인, 고객사 주가조작 혐의 관련 경찰 수사

MML, 부실기업임에도 970억 루피아 상장…거래소 직원 뇌물 받고 승인
"작전세력이 주가 띄운 뒤 개미에 떠넘겨"…자금세탁 혐의 추가 수사
신한금융그룹의 인도네시아 증권 자회사가 부실기업 공모주(IPO) 상장을 주도하고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현지 경찰의 강제 수사를 받았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신한금융그룹의 인도네시아 증권 자회사가 부실기업 공모주(IPO) 상장을 주도하고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현지 경찰의 강제 수사를 받았다. 이미지=제미나이3
신한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이 증시 상장주간을 맡은 MML기업의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해 현지 경찰수사를 받았다. 신한증권은 현지 거래소 직원 일탈조사 과정에서 상장(IPO) 관련 사실 확인을 위한 수사를 받고 당국의 자료요청에 협조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현지매체 제르니(Jernih.co)4(현지시각) 인도네시아 경찰 형사수사국(Bareskrim) 특별경제범죄국이 지난 3일 자카르타 SCBD 에쿼티 타워에 위치한 신한세쿠리타스 인도네시아 사무실을 급습했다고 보도했다.

거래소 직원 매수해 부실기업 상장 주도


수사 당국이 집중 조사하는 핵심은 신한세쿠리타스가 주관사로 나선 PT 멀티 막무르 레민도(주식코드 PIPA)IPO 과정이다. 형사수사국 특별경제범죄국 아데 사프리 시만준탁 국장은 "PIPA가 상장 자격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인도네시아증권거래소(IDX)에 상장됐다"면서 "기업 평가를 조작했고 내부자 공모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PIPA20234월 신한세쿠리타스를 주관사로 IPO를 진행해 970억 루피아(84억원)를 조달했다. 수사 당국은 이 과정에서 재무 데이터를 조작해 부실기업을 건전한 회사처럼 꾸몄으며, 투자설명서에는 수익을 부풀리고 위험은 감춘 허위 정보를 담았다고 밝혔다.

특히 전 IDX 직원 무기 바유 프라타마가 평가 승인 과정에서 뇌물을 받고 편의를 제공한 사실이 확인됐다. 프라타마와 PIPA 이사 주나에디는 이미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각각 징역 14개월과 벌금 20억 루피아(17400만원) 확정 판결을 받았다.

수사 당국은 추가로 전 IDX 평가 모니터링 담당 직원 BH, 재무자문 DA, PIPA 프로젝트 매니저 RE 3명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주가 띄워 개미에게 떠넘기는 '펌프 앤 덤프' 수법


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이 인도네시아에서 '사함 고렝안(saham gorengan·튀긴 주식)'으로 불리는 전형적인 주가조작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작전세력이 먼저 가짜 거래를 통해 주가를 급등시킨 후 주가가 오르면 일반 투자자들이 '대박'을 기대하며 매수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수법이다. 이때 작전세력은 보유 물량을 대량으로 팔아치운다. 늦게 들어온 개인 투자자들만 손실을 떠안게 된다. 이를 '펌프 앤 덤프(pump and dump·띄우고 내던지기)' 수법이라고 부른다.
이런 조작 주식은 특별한 호재 없이 단기간에 주가가 100% 뛰고, 거래량이 갑자기 폭증하는 특징을 보인다. 작전세력은 시가총액이 작은 소형주를 선택해 쉽게 주가를 조종하며, 차트는 급등 후 급락하는 'V' 모양을 그린다.

수사 당국은 IPO로 조달한 자금이 여러 불법 거래를 거쳐 세탁됐다고 보고 자금세탁 혐의도 적용했다. 1995년 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시장 조작과 허위 정보 제공은 최대 징역 10, 벌금 150억 루피아(13억 원)에 처해진다. 자금세탁 혐의가 추가되면 최대 징역 20년까지 선고될 수 있다.

신한금융 여전히 '투명 경영' 대명사


신한세쿠리타스 인도네시아는 1988년 인터린도 다나프라야로 출발해 마킨타 세쿠리티스를 거쳐 2016년 신한금융그룹이 공식 인수했다. IDX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의 조정 순운전자본(증권사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은 약 1220억 루피아(106억원)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하산 파우지 자본시장 담당 대행은 "법 집행은 시장 신뢰도 회복을 위한 핵심"이라며 "수사 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28~29일 인도네시아 종합주가지수(IHSG)8% 급락한 것과도 연관이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인도네시아 증시의 투명성 부족과 주가조작 만연을 지적하며 인도네시아 주가지수 편입을 일시 중단한 직후 증시가 폭락했다.

주가가 오를 때는 모두가 수익을 기대하지만, 작전세력이 빠져나가면 늦게 매수한 개인 투자자들만 모든 손실을 떠안게 된다. 이는 마치 음악이 멈출 때 자리가 없어지는 '뮤지컬 체어' 게임과 같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