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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6억5000만 달러 ‘수소 요트’ 건조하고도 발 안 들인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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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6억5000만 달러 ‘수소 요트’ 건조하고도 발 안 들인 사연

세계 최초 수소 추진 슈퍼요트 ‘브레이크스루’ 매각… 기술 실증 위한 ‘실험’에 방점
캐나다 억만장자 패트릭 도비지가 인수… 올해부터 주당 400만 달러에 전세 시장 진출
빌 게이츠가 야심 차게 건조한 세계 최초의 수소 동력 슈퍼요트 ‘브레이크스루’가 단 한 번도 주인을 태우지 못한 채 새로운 주인을 맞이했다. 사진=페드십이미지 확대보기
빌 게이츠가 야심 차게 건조한 세계 최초의 수소 동력 슈퍼요트 ‘브레이크스루’가 단 한 번도 주인을 태우지 못한 채 새로운 주인을 맞이했다. 사진=페드십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가 야심 차게 건조한 세계 최초의 수소 동력 슈퍼요트 ‘브레이크스루(Breakthrough, 구 프로젝트 821)’가 단 한 번도 주인을 태우지 못한 채 새로운 주인을 맞이했다.

평소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기술 혁신을 강조해 온 게이츠에게 이 요트는 호화로운 휴양지보다는 지속 가능한 해양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부유하는 연구소’에 가까웠던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각) 자동차 전문 매체 슈퍼카 블론디에 따르면, 약 6억5000만 달러(약 8600억 원)를 투입해 건조된 119m 길이의 슈퍼요트 브레이크스루는 최근 캐나다의 억만장자이자 환경 서비스 기업 GFL 인바이런먼털의 CEO인 패트릭 도비지(Patrick Dovigi)에게 매각되었다.

놀라운 점은 게이츠가 이 요트가 완공된 후 단 한 번도 승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 "파티 보트 아닌 기술 실증용"… 수소 경제를 향한 집념


네덜란드의 명문 요트 건조사 페드십(Feadship)이 5년에 걸쳐 제작한 브레이크스루는 일반적인 슈퍼요트와는 궤를 달리한다.

영하 253도로 냉각된 액체 수소 4톤을 저장하는 극저온 탱크와 16개의 파워셀(PowerCell) 연료전지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저속 항행 시 탄소 배출 없이 물만 배출하며 고요하게 바다를 가를 수 있다.

요트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수영장, 온수 욕조, 심지어 수건 걸이의 온도를 유지하는 데 재활용한다.

게이츠는 이 요트를 통해 대형 선박에서도 수소 연료전지가 실용화될 수 있음을 증명하려 했다. 요트 업계 소식통은 “게이츠는 갑판에서 쉬는 것보다 이 프로젝트가 해양 산업의 안전 규정과 표준을 정립하는 과정을 더 가치 있게 여겼다”고 전했다.

◇ 소유보다 ‘렌탈’ 선호하는 실용적 억만장자

게이츠가 직접 소유한 요트를 이용하지 않고 매각한 배경에는 실용주의적 관점과 개인적인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슈퍼요트 소유는 막대한 관리비와 전문 인력 배치 등 운영상의 번거로움이 따른다. 게이츠는 직접 소유하기보다 필요할 때마다 최고급 요트를 전세(Charter) 내어 사용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요트는 가족 여행용으로 구상되었으나, 2021년 멜린다 게이츠와의 이혼 이후 게이츠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하면서 매각을 결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새로운 주인과 ‘에코 럭셔리’ 전세 시장의 탄생


새 주인이 된 패트릭 도비지는 이 요트를 글로벌 전세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브레이크스루의 주당 대여료는 약 400만 달러(약 53억 원)로 책정되었으며, 이는 전 세계 요트 전세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준 중 하나다.

비록 게이츠는 떠났지만, 이 요트는 올해 여름부터 전 세계 부호들에게 수소 에너지의 가능성과 럭셔리의 결합을 선보이며 해양 탄소 중립의 상징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빌 게이츠의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부의 과시가 아닌, 거액의 자본을 미래 기술에 투입해 불가능해 보이던 영역을 개척한 고무적인 사례라고 평가한다.

브레이크스루는 이제 게이츠의 손을 떠나 대서양을 횡단하며 수소 추진 기술의 안정성을 증명하는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