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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아르헨티나 꺾고 브라질 최대 자동차 수출국 등극… 30년 독주 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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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아르헨티나 꺾고 브라질 최대 자동차 수출국 등극… 30년 독주 종식

1월 수입차 시장 점유율 65% 장악… BYD·그레이트월 등 중국 브랜드 공세에 ‘메르코수르’ 체제 균열
현지 조립 공장 투자 확대로 ‘생산 현지화’ 가속… 브라질 산업계 ‘공급망 약화’ 우려 목소리
중국 수출용 차량들은 2024년 1월 10일 산둥성 옌타이 항구의 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수출용 차량들은 2024년 1월 10일 산둥성 옌타이 항구의 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
남미 최대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에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아르헨티나의 지배력이 무너지고 중국이 새로운 왕좌에 올랐다.

강력한 가격 경쟁력과 전기차 기술력을 앞세운 중국 브랜드들이 브라질 수입차 시장을 장악하면서, 인접국 간의 무역 특혜에 기반한 기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공급망 체계가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10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와 업계 통계(Autoweb)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의 브라질 자동차 수출량은 1만6800대를 기록하며 아르헨티나(1만3400대)를 제치고 1위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중국산 차량의 수입액은 전년 대비 10배 이상 폭증한 3억7500만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1월 브라질 전체 자동차 수입 가치의 약 65%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수치다.

◇ ‘메르코수르’ 30년 전통 깬 중국의 파상공세


아르헨티나는 그동안 지리적 인접성과 관세 혜택을 바탕으로 브라질 자동차 수입 시장을 독점해 왔다. 하지만 완전 조립된 상태로 쏟아져 들어오는 중국산 차량의 물량 공세에 밀려 그 입지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BYD는 자체 화물선을 동원해 한 번에 7000대 이상의 전기차를 브라질 이타자이 항구에 하역하는 등 유통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

그레이트월 모터스(GWM)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1만5000대 이상의 차량을 등록했고, 지리(Geely) 자동차도 9년 만에 브라질 시장에 재진입하며 세를 불리고 있다.

◇ 수입 넘어 현지 생산으로… BYD, 포드 공장 개조에 10억 달러 투자


중국 브랜드들은 단순 수입을 넘어 브라질 내 제조 거점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BYD는 바이아주에 위치한 옛 포드 공장을 개조하기 위해 55억 레알(약 10억6000만 달러)을 투자하고 있다.

초기에는 중국에서 완성된 주요 부품을 가져와 브라질에서 조립하는 ‘반분해 조립(SKD/CKD)’ 방식을 취하고 있으나, 점차 현지 부품 조달 비중을 높여 생산을 심화한다는 계획이다.

◇ 브라질 산업계의 반발… “일자리 창출 적고 기존 공급망 위협”


중국차의 급격한 성장에 대해 브라질 자동차 제조사 협회(Anfavea)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고르 칼벳 Anfavea 회장은 단순 조립 모델이 완전 제조업보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적고, 급증하는 수입차가 기존 브라질 내 공장들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라질 정부는 최근 분해 차량 키트 수입에 대한 세금 면제 연장을 거부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단순 조립을 넘어 실질적인 현지 제조 및 부품 조달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 1월 브라질의 차량 생산량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으며, 아르헨티나의 경제 위기로 인한 수요 약화로 브라질의 역수출 또한 18% 줄어들며 시장 전반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 전 세계 5위 수출국 부상… 중국의 글로벌 확장의 일환


브라질에서의 이러한 급성장은 중국 자동차 산업의 광범위한 글로벌 확장의 일부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의 총 자동차 수출량은 832만 대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브라질은 현재 멕시코, 러시아, 영국,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중국의 세계 5위 자동차 수출 대상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브랜드들이 저렴한 비용과 앞선 전동화 기술을 무기로 남미 시장의 표준을 바꾸고 있다고 진단한다.

브라질 정부가 강력한 보호무역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아르헨티나-브라질 간의 ‘자동차 혈맹’은 중국이라는 거대 자본에 밀려 점차 해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