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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 “유럽, 이제 세계 강국처럼 행동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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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 “유럽, 이제 세계 강국처럼 행동해야 할 때”

중·러·미 압박 속 ‘유럽판 파워’ 촉구…공동부채로 연 1.2조 유로 투자 주장
안보·에너지·AI에 대규모 재원 필요…“450만 인구의 힘 스스로 조직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로이터

유럽이 더 이상 규범과 절차에만 의존하는 공동체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지정학적 경쟁의 한복판에서 실질적인 힘을 행사하는 행위자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이 안보와 산업, 기술 분야에서 스스로를 방어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과감한 재정·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글로벌 방송 매체인 BBC가 2월 10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이 중국, 러시아, 미국이라는 세 강대국의 압박 속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영향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연합이 세계 강국처럼 행동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으며, 이를 위해 기존의 정책 틀을 넘어서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대국 압박 속 유럽의 선택

마크롱 대통령은 현재 국제 질서가 군사력과 경제력, 기술력이 결합된 경쟁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 중국의 산업·기술 확장, 미국의 자국 중심 전략이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서 유럽이 분열된 상태로는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럽이 하나의 정치적·전략적 단위로 행동하지 않으면 주변 강대국의 결정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동부채로 연 1.2조 유로 투자 구상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 차원의 공동부채 발행을 통해 매년 약 1조2000억 유로를 조달하고, 이를 전략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일 국가의 재정 여력만으로는 안보, 에너지 전환, 첨단 기술 경쟁에 필요한 규모의 투자를 감당할 수 없다며, 유럽 전체가 위험과 부담을 공유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안보·에너지·AI에 재원 집중

투자 대상로는 국방 역량 강화, 에너지 자립, 인공지능과 같은 핵심 기술이 제시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특히 유럽이 에너지와 디지털 분야에서 외부 의존도를 줄이지 못하면 경제적·정치적 취약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단순한 경제 정책이 아니라 유럽의 주권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4억5000만 명의 힘을 조직해야”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이 약 4억50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거대한 공동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이 잠재력을 제대로 조직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이 내부 규칙과 절차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규모와 역량에 걸맞은 정치적 의지와 행동력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이 더 이상 수동적인 규범 제시자가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 주도적으로 힘을 행사하는 행위자가 돼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