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설 앞두고 금값 사상 최고치 육박… 장신구 가격 1년 새 70% 폭등
주식·부동산 침체에 ‘금 콩’ 선물 유행… 이주 노동자들은 ‘금도금’으로 실속 챙겨
주식·부동산 침체에 ‘금 콩’ 선물 유행… 이주 노동자들은 ‘금도금’으로 실속 챙겨
이미지 확대보기15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내 금 장신구 소매 가격은 1그램당 1,529위안(미화 약 221달러)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비슷한 시기(890위안)와 비교해 약 71%나 폭등한 수치다. 국제 금 시세 역시 지난 1월 온스당 5,600달러라는 전례 없는 정점을 찍은 후 현재 5,000달러 선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현금보다 금"... 춘절 선물의 판도가 바뀌다
과거 춘절 선물로 현금을 넣은 '홍바오(붉은 봉투)'가 대세였다면, 올해는 소액으로 구매 가능한 금 제품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광저우와 상하이의 주요 소매점에서는 1그램 단위의 작은 콩 모양이나 꽃 모양 금 조각이 불을 뿜듯 팔려나가고 있다.
현지 소비자들은 "1,000위안이 든 봉투보다 금 한 조각을 주는 것이 훨씬 정성스럽고 배려 깊은 선물로 느껴진다"며 금 구매 열풍의 이유를 설명했다.
◇ 계층별 맞춤형 '금 투자'… 화이트칼라부터 이주 노동자까지
금에 대한 열망은 계층을 가리지 않지만, 구매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동 및 베네수엘라 사태 등 국제 정세 불안을 감지한 도시 전문직들은 연말 보너스를 금 상장지수펀드(ETF)에 쏟아붓고 있다. 수요가 폭증하자 중국 은행들은 투자 위험 평가를 강화하는 등 규제에 나섰을 정도다.
◇ 결혼 필수품 '세 개의 금'… 농촌 가계에는 '등골 브레이커'
하지만 치솟는 금값은 농촌 지역 젊은이들과 그 부모들에게는 거대한 장벽이 되고 있다. 중국 전통 혼례 문화인 '세 개의 금(금반지, 목걸이, 팔찌)'은 양보할 수 없는 관습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세로 '세 개의 금'을 마련하려면 최소 5만 위안(약 940만 원)이 필요하다. 이는 일반 노동자 가구의 1년 치 저축액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산시성 출신의 한 택시 운전사는 "15세 아들의 미래 결혼을 위해 매년 5그램씩 금을 사 모으기로 했다"며 고달픈 현실을 전했다.
◇ 주식·부동산 불신이 키운 '금 맹신'
전문가들은 이러한 '금 광란'의 근저에 중국 주식 시장과 부동산 부문의 장기 침체가 있다고 분석한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보다는 자산을 안전하게 보존하려는 심리가 극에 달했다는 것이다.
규제 당국은 금 거래 플랫폼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변동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경고하고 있지만, "금만이 살길"이라는 중국인들의 믿음은 식지 않고 있다.
2026년 춘절, 중국인들에게 황금은 단순한 장신구를 넘어 불안한 미래를 버티게 하는 '최후의 보루'가 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