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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쓴 과학 논문 13% 넘어...저질 연구 확산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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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쓴 과학 논문 13% 넘어...저질 연구 확산 경고

ChatGPT 출시 후 특정 단어 사용 급증, 1,500만 건 분석 결과
논문 투고 16% 폭증에 심사자 부족...허위정보 확산 우려
생성형 AI가 과학 연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와 달리, 저품질 논문 확산으로 학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생성형 AI가 과학 연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와 달리, 저품질 논문 확산으로 학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로이터
생성형 AI가 과학 연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와 달리, 저품질 논문 확산으로 학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생의학 논문 초록의 13% 이상이 AI의 도움으로 작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투고가 급증하면서 심사자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허위 정보 확산과 고품질 연구 출판 방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AI가 학술 논문 작성을 용이하게 만들었지만 투고 급증으로 인해 내용 심사 어려움이 높아지고 있다.

2025년 10월 오픈 액세스 온라인 연구 저장소 arXiv는 생성형 AI 등장으로 투고가 급증하자 일부 컴퓨터 과학 논문의 게시 규칙을 강화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것이 저질 연구 증가로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과학 연구에 AI를 도입하면 많은 이점이 있다. 과거 연구를 바탕으로 AI는 새로운 가설을 생성하고 실험실 데이터를 분석해 연구 효율성을 높이고 과학적 진보를 가속화할 수 있다. 인간이 고려하지 않았던 관점에서 얻는 통찰을 제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AI는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텍스트를 생성할 수 있고, 한때 전문가만이 작성하던 연구 논문도 생산할 수 있다. 이로 인한 투고 급증으로 이를 심사하는 학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논문 투고 1년새 16% 급증


2025년 arXiv와 bioRxiv, medRxiv라는 세 주요 연구 공유 플랫폼에 약 37만 편의 논문이 게시됐다. 전년 대비 16%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논문 제출 급증이 연구 커뮤니티의 성장뿐만 아니라 점점 AI 자체에 의해 촉진되고 있다고 말한다.

"AI 분야의 주요 학술 단체들이 논문 심사자 부족에 직면해 있으며, 제출 논문 급증이 일어나고 있다"고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 교수 이사오 에치젠은 말했다. AI가 논문 검토를 도울 수는 있지만, 최종 평가는 인간 연구자가 담당하며 이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요구한다.

연구자들은 연구 결과를 연구 논문 형태로 발표한다. 과정 초기에는 자신의 연구를 온라인에 게시해 동료 심사를 거치고, 이후 논문은 과학 저널에 게재된다. 연구자들은 자신의 논문이 최상위 학술지에 더 많이 게재될수록 인정을 받게 된다.

ChatGPT 이후 특정 단어 사용 급증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된 학술 논문을 식별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2025년 7월 독일 튀빙겐대 연구팀은 미국 과학 저널에 보고서를 발표하며, 전 세계 생의학 연구에서 특정 단어의 빈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1,500만 건의 연구 논문 초록을 분석한 결과, OpenAI가 2022년 AI 챗봇 ChatGPT를 출시한 이후 'these'와 'significant' 같은 단어의 사용이 급격히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2024년 생의학 논문의 최소 13.5%에 생성형 AI가 사용됐다고 추정한다.

일본 고등과학기술원의 방문 교수 이마이 쇼타는 "AI는 교육 자료에서 특정 단어의 일방적인 사용을 물려받았다"고 설명했다.

AI 사용 범위 놓고 학계 의견 엇갈려


연구자들은 학술 논문 작성에 AI를 얼마나 광범위하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2025년 3월 권위 있는 학술지 네이처가 전 세계 5,000명의 연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0% 이상이 교정 및 기타 편집 목적으로 AI를 사용하는 것을 지지했다.

하지만 논문 작성에 AI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지지율은 65%로 떨어졌다. 교정과 편집은 괜찮지만, 본격적인 논문 작성까지 AI에 맡기는 것에는 신중한 입장이 많다는 의미다.

현재 네이처는 AI 도구를 과학 논문의 저자 또는 공동 저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인간 연구자가 자신의 글 내용에 책임을 지고, 데이터 분석 및 기타 작업에 AI 사용을 공개하도록 요구한다.

학계는 AI가 연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무분별한 사용이 학술 연구의 질을 떨어뜨리고 허위 정보 확산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함께 표명하고 있다. AI 시대 학술 논문의 품질 관리와 투명성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