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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셰일 혁명… ‘바카 무에르타’가 남미 에너지 지도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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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셰일 혁명… ‘바카 무에르타’가 남미 에너지 지도를 바꾼다

2025년 12월 원유 생산 하루 86만 배럴 ‘역대 최고’… 콜롬비아 제치고 남미 4위 등극
국영 YPF, 360억 달러 투자해 ‘순수 셰일 기업’ 변신… 밀레이 정부 규제 완화로 외인 투자 가속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
고질적인 경제 위기에 시달리던 아르헨티나가 비전통적 자원인 ‘셰일(Shale)’을 앞세워 남미의 새로운 에너지 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 2위의 셰일 가스 매장량과 4위의 셰일 오일 매장량을 자랑하는 ‘바카 무에르타(Vaca Muerta)’ 지층의 본격적인 개발이 아르헨티나 경제를 지탱하는 강력한 엔진이 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 프라이스와 아르헨티나 경제부 자료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2025년 12월 하루 861,380배럴의 기록적인 원유 생산량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14% 증가한 수치로, 10년 전과 비교하면 생산량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전체 석유 생산량의 69%, 가스 생산량의 65%가 셰일 자원에서 나오고 있어 ‘셰일 오일·가스 시대’가 완전히 개막했음을 보여준다.

◇ 국영 YPF의 대변신: “2030년까지 360억 달러 투입”


아르헨티나 셰일 혁명의 중심에는 국영 석유 회사 YPF가 있다. 2012년 국유화된 이후 정부가 51%의 지분을 보유한 YPF는 기존의 전통 유전에서 벗어나 ‘순수 셰일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5년 12월 기준 YPF는 하루 384,397배럴의 석유를 채굴해 국가 전체 생산량의 55%를 담당했다. 이 중 86%가 바카 무에르타산 셰일 오일이다.

YPF는 2030년까지 총 360억 달러(약 48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9년까지 시추 장비를 32대까지 늘리고, 총 탄화수소 생산량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하루 100만 배럴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 글로벌 ‘빅 오일’의 귀환… 셸(Shell)·지오파크 등 가세


바카 무에르타의 낮은 손익분기점(배럴당 약 36달러)과 막대한 매장량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을 다시 불러모으고 있다. 2026년 한 해 동안 이 지역에 투입될 탄화수소 투자액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11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자산 매각설을 일축하며 2026년 한 해에만 바카 무에르타에 7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콜롬비아 기반의 독립 생태계 기업인 지오파크는 최근 5,000만 달러의 자금을 확보해 바카 무에르타 지역의 신규 블록 개발에 뛰어들었다.

중소 규모 시추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바카 무에르타는 미국 퍼미안 분지(Permian Basin)에 버금가는 수익성을 증명하고 있다.

◇ ‘밀레이 노믹스’와 시너지… 에너지 적자국에서 수출국으로


하비에르 밀레이(Javier Milei) 대통령의 경제 개혁은 셰일 붐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재정 지출 삭감과 통화 안정화 조치, 그리고 자본 통제 철폐를 골자로 하는 ‘충격 요법’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시키고 있다.

2013년 70억 달러에 달했던 에너지 적자는 이제 옛말이 되었다. 아르헨티나는 이제 순에너지 수출국으로 변모하며 만성적인 외화 부족 문제를 해결할 돌파구를 마련했다.

밀레이 정부의 에너지 부문 규제 완화는 특히 바카 무에르타 지역에 대한 추가 외국인 투자를 촉진하며, 아르헨티나를 장기적인 에너지 성장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하고 있다.

매튜 스미스(Matthew Smith) 에너지 분석가는 “바카 무에르타의 급격한 개발은 위기 취약국이었던 아르헨티나의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남미의 에너지 지도는 이제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다시 그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