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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사내 자판기에 '괴물건' 등장...실리콘밸리 '중독'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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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사내 자판기에 '괴물건' 등장...실리콘밸리 '중독' 비상

연기 없는 담배 '니코틴 파우치' 생산성 높이는 '스마트 드럭'으로 둔갑
비흡연자까지 손댄다... 혈압 상승·심혈관 질환 위험에도 무분별 확산
"지적 능력 향상 근거 희박" 전문가 경고... '연기 없는 중독' 덫에 빠진 IT 업계
팔란티어는 자사 자판기에 상상도 못 할 기상천외한 물건을 진열하고 있다.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팔란티어는 자사 자판기에 상상도 못 할 기상천외한 물건을 진열하고 있다.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미국의 담배 흡연율이 8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연기 없는 사회'로 진입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IT 산업의 심장부인 실리콘밸리에서는 '니코틴' 자체가 새로운 생산성 도구로 각광받고 있다.

과거 금연 보조제로 쓰이던 니코틴 파우치와 껌이 이제는 직장 내 업무 효율을 높이는 '스마트 드럭(Smart Drug)'처럼 소비되는 모양새다.

최근 미국의 과학·기술 전문매체 퓨처리즘(Futurism)에 따르면, 미국의 유명 방위산업체 팔란티어(Palantir)는 사내 자판기를 통해 직원들에게 니코틴 파우치를 제공하고 있다.

21세 이상 직원과 방문객에게는 향이 첨가된 니코틴 구강 흡입제를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루시(Lucy), 세쉬(Sesh) 등 니코틴 스타트업들은 자사 제품을 '더 오래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비결'로 홍보하며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실제로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는 구강용 니코틴 파우치인 'Zyn'을 책상 위에 두고 업무를 보는 모습이 흔한 풍경이 됐다. 퓨처리즘에 따르면 한 AI 기반 헬스케어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엔지니어들이 니코틴을 사용하며 놀라운 생산성을 보이는 것을 보고 직접 시도했다가 중독됐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유행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폴 뉴하우스 밴더빌트대 교수는 "정상적인 인지 기능을 가진 사람에게 니코틴이 지적 능력을 향상시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강력한 중독성: 담배를 피우지 않던 비흡연자들이 니코틴 자체에 중독될 위험이 크다.

△심혈관 질환: 니코틴은 혈압을 상승시켜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을 직접적으로 높인다.

△검증되지 않은 안전성: 시중에 유통되는 상당수 제품이 FDA의 정식 판매 승인을 받지 않았으며, 장기적인 구강 노출 영향에 대한 연구도 부족한 실정이다.
퓨처리즘에 따르면 마이클 피오레 위스콘신대 교수는 "IT 업계 종사자들 대부분은 원래 담배를 쓰지 않던 사람들"이라며 "생산성 향상이라는 명목 아래 새로운 형태의 약물 중독자가 양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니코틴이 도파민 분비를 자극해 일시적인 만족감을 줄 순 있지만, 그것이 실제 '업무 능력'의 실질적 향상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학계의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웰빙과 효율을 중시하는 실리콘밸리의 문화가 자칫 '연기 없는 중독'이라는 덫에 빠질 수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