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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반도체 부활’ 승부수… 3대 거점 기반 ‘육상 AI 칩 생태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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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반도체 부활’ 승부수… 3대 거점 기반 ‘육상 AI 칩 생태계’ 구축

도쿄·치토세 등에 설계·장비·화합물 반도체 허브 조성… 1,306억 엔 투입
라피더스·TSMC 연계한 공급망 강화… ASML 최신 장비 도입해 R&D 비용 부담 경감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
일본 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설계부터 제조, 차세대 소재까지 아우르는 강력한 국내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26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고가의 설계 소프트웨어와 첨단 장비를 갖춘 3개의 연구개발(R&D) 허브를 조성해 기업과 대학에 저렴한 비용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이는 대만 TSMC 유치와 자국 파운드리 기업 라피더스(Rapidus) 지원을 넘어, 일본 반도체 산업의 기초 체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도쿄 설계 허브부터 홋카이도 장비 거점까지… ‘3각 편대’ 가동


일본 정부는 총 1306억 엔(약 8억3900만 달러)을 투입해 기능별로 특화된 세 곳의 핵심 시설을 건설한다.

도쿄 설계 허브는 2026년 가을 완공 예정으로 로봇 및 기기 제어를 위한 '물리적 AI' 전용 칩 설계에 집중한다.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자동 설계 도구(EDA)와 컴퓨팅 서버, 기술 전문가를 지원해 중소 설계업체(팹리스)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

치토세 장비·소재 허브는 2029년 완공 목표로 홋카이도 라피더스 공장 인근에 위치하며, 네덜란드 ASML의 최신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갖춘다. 이를 통해 국내 장비·소재 기업들이 라피더스의 첨단 공정에 맞춘 시제품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돕는다.

화합물 반도체 시험 센터는 저전력·고속 구현이 가능한 질화갈륨(GaN) 등 차세대 소재 칩 개발을 지원한다. AI 데이터 센터, 전기차(EV), 6G 통신 시장을 겨냥한 포석이다.

‘나 홀로 경영’ 실패 딛고 개방형 협력으로… 라피더스의 ‘든든한 우군’ 육성


일본은 과거 세계 반도체 시장을 제패했으나 폐쇄적인 전략으로 주도권을 잃었다는 반성 아래, 이번 허브 운영에서 해외 기업 및 연구 기관과의 협력을 필수 조건으로 내걸었다.
궁극적인 목표는 TSMC와 라피더스에 첨단 장비와 소재를 공급할 수 있는 강력한 후방 산업군을 키우는 것이다.

특히 일본 내에서 AI 칩을 직접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들이 등장한다면, 이들은 자연스럽게 라피더스의 핵심 고객(파운드리 위탁)이 되어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게 된다.

천문학적 R&D 비용, 정부가 분담… 글로벌 시장 점유율 탈환 노려


최근 반도체 미세 공정 경쟁으로 인해 기업 단독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개발비가 치솟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단일 기기당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설계 도구와 노광 장비 비용의 일부를 국가가 부담함으로써 민간 부문의 혁신 기반을 마련해주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이 장악한 설계 분야의 격차를 줄이고, 중국 경쟁사에 밀리고 있는 장비·소재 분야의 시장 점유율을 되찾아오겠다는 계산이다.

日 ‘반도체 수직 계열화’의 야심… 韓 파운드리·장비 업계에 던지는 경고장


일본의 이번 R&D 허브 구축은 단순한 시설 투자를 넘어 ‘설계-장비-소재-제조’를 잇는 완전한 자급체제를 꿈꾸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에 적지 않은 위협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일본은 소재·장비(소부장) 강국이었으나 이를 최종 제품으로 연결할 제조(파운드리) 역량이 부족했다. 하지만 라피더스 공장 옆에 ASML 장비를 갖춘 테스트 베드를 만든다는 것은 소재·장비 기업들이 양산 적용 가능성을 즉각 검증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이는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일본산 소부장+일본산 제조’라는 강력한 패키지 경쟁력으로 돌아올 수 있다.

질화갈륨(GaN) 등 화합물 반도체는 AI 데이터 센터와 EV의 전력 효율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전용 시험 센터를 짓는 것은 초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국내 기업들은 실리콘 기반 반도체를 넘어 전력 반도체 소재의 국산화와 관련 소자 설계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

일본이 다진 인프라를 활용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을 한국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세제 혜택 및 R&D 지원)이 시급하다.

일본이 도쿄에 설계 허브를 조성하며 팹리스 육성에 나선 것은 엔비디아의 독주에 대응하려는 전 세계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한국의 리벨리온, 퓨리오사AI 같은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이 일본의 우수한 인프라에 끌려가지 않도록, 국내에도 공공 EDA 및 컴퓨팅 자원을 지원하는 ‘K-반도체 설계 허브’를 더욱 고도화해야 한다.

또한, 일본의 소부장 기업들과 경쟁하거나 협력할 수 있는 국내 중소 장비사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