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4.6t 거대 로봇 팔 투입…880t 치명적 핵잔해 제거 위한 ‘운명의 시험대’
사람 생명 1분 만에 앗아가는 극한 환경, 2037년으로 연기된 폐로 시계 되돌릴까
사람 생명 1분 만에 앗아가는 극한 환경, 2037년으로 연기된 폐로 시계 되돌릴까
이미지 확대보기싱가포르 국영 미디어 CNA와 도쿄전력(TEPCO)이 지난 26일(현지시각) 발표한 자료를 종합하면, 도쿄전력은 지난 25일 후쿠시마현 나라하町 소재 시험 시설에서 뱀의 유연한 움직임을 형상화한 로봇 팔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공정은 단순한 시료 채취를 넘어, 사고 이후 15년째 멈춰 서 있는 폐로 작업의 기술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880t의 거대한 벽…지연되는 폐로 시계와 로봇의 임무
현재 후쿠시마 원전 1~3호기 내부에 굳어 있는 핵연료 잔해는 약 880t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노심용융(멜트다운)으로 핵연료가 원자로 구조물과 뒤섞여 굳어진 것으로, 이를 제거하지 못하면 완전한 폐로는 불가능하다.
당초 도쿄전력은 2030년대 초반까지 본격적인 추출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예상보다 심각한 내부 환경과 기술적 난관에 부딪히며 목표 시점을 2037년 이후로 약 5년가량 늦춘 상태다.
이번에 투입하는 로봇 팔은 길이 22m에 무게가 4.6t에 달하는 거대 장비로, 수십 개의 관절을 이용해 뱀처럼 좁고 굴곡진 배관 내부를 통과하도록 설계했다.
로봇은 시간당 최대 수백 시버트에 이르는 초고선량 방사선 환경을 견뎌내야 한다. 이는 일반인이 연간 허용치로 권고받는 양을 단 몇 초 만에 넘어서는 수치로, 사람이 노출될 경우 즉사할 수 있는 치명적인 환경이다.
‘전자적 죽음’의 땅…왜 ‘뱀형 로봇’인가
후쿠시마 원자로 내부는 인간은 물론 일반 로봇에게도 '지옥'과 같다. 도쿄전력 이토 이사오 대변인은 프랑스 통신사(AF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로봇은 기존 장비보다 정보 수집 및 장애물 회피 능력이 월등히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투입되는 뱀형 로봇은 다관절 구조를 통해 복잡한 원자로 하부를 우회하도록 설계했으며, 특히 방사선 차폐 기능을 극대화한 특수 소재를 적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이는 단순히 잔해를 집어 올리는 것을 넘어, 내부의 복잡한 물리적 환경을 정밀하게 데이터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술적 난관에 가로막힌 폐로 공정…한국에 던지는 메시지
업계에서는 이번 로봇 투입을 두고 "일본의 폐로 기술이 막다른 골목에서 찾은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880t에 달하는 핵잔해는 그 형태와 경도가 제각각이어서 로봇의 집게가 이를 확실히 움켜쥘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국내 원자력 학계의 한 전문가는 "후쿠시마의 사례는 원전 건설보다 해체와 사후 관리에 투입되는 로봇·AI 기술의 난도가 훨씬 높음을 시사한다"며 "우리나라도 고리 1호기 등 원전 해체 시장 진입을 앞둔 만큼, 극한 환경에서 작동하는 자율주행 로봇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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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전망: '데이터 확보'가 폐로 성패 가른다
올해 말로 예정된 3차 시료 채취 시험의 핵심은 '양'이 아니라 '질'이다. 단 몇 그램의 잔해라도 성공적으로 인출해 그 성분과 강도를 정밀 분석할 수 있다면, 향후 880t 전체를 수거할 수 있는 대형 장비 설계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번 로봇 뱀의 행보는 일본 원전 사고 수습의 기술적 한계를 시험하는 동시에, 전 세계 원전 해체 산업의 기술 표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도쿄전력은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로봇의 제어 알고리즘을 최종 보완하여 실제 원자로 투입 시기를 확정할 방침이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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