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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美 JD파워 만족도 ‘꼴찌’ 충격… K-타이어 북미 전략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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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美 JD파워 만족도 ‘꼴찌’ 충격… K-타이어 북미 전략 ‘비상등’

트럭 부문 750점 기록… 업계 평균 크게 하회하며 10개사 중 최하위
‘가성비’ 전략의 한계… 승차감·마모도 등 품질 본연의 경쟁력 확보 시급
북미 트럭 타이어 시장에서 ‘가성비’를 무기로 점유율을 높여온 한국타이어가 품질 만족도 조사에서 최하위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북미 트럭 타이어 시장에서 ‘가성비’를 무기로 점유율을 높여온 한국타이어가 품질 만족도 조사에서 최하위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이미지=제미나이3
북미 트럭 타이어 시장에서 가성비를 무기로 점유율을 높여온 한국타이어가 품질 만족도 조사에서 최하위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까다로워진 북미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한국타이어의 북미 시장 프리미엄 전략에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 파워(J.D. Power)는 지난 13(현지시각) 발표한 ‘2026 타이어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한국타이어가 트럭·SUV 부문 1000점 만점에 750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조사 대상 10개 브랜드 중 최하위로, 부문 평균인 775점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이번 조사는 2023~2025년형 차량 소유자 4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어 실제 사용자들의 생생한 평가가 반영됐다.
2026 J.D. 파워 트럭 타이어 고객 만족도 조사 핵심 요약.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2026 J.D. 파워 트럭 타이어 고객 만족도 조사 핵심 요약. 도표=글로벌이코노믹


품질 본연의 가치놓쳤나… 승차감·마모도 등 전 영역 낙제점


J.D. 파워는 타이어 만족도를 결정하는 4대 핵심 요소로 **△승차감(Ride Quality) △타이어 마모도(Tire Wear) △견인력 및 핸들링(Traction and Handling) △외관(Appearance)**을 평가한다. 한국타이어는 이 모든 영역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며 글로벌 상위 브랜드들과의 격차를 노출했다.
특히 장거리 운행이 잦은 북미 트럭 운전자들에게 타이어 마모도승차감은 경제성과 안전에 직결되는 치명적인 지표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트럭 소유주들은 구매 시 가격을 고려하지만, 재구매 결정은 결국 내구성이 결정한다이번 결과는 한국타이어가 싸고 좋은 타이어라는 이미지를 넘어 프리미엄 브랜드로 안착하는 데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피렐리 왕좌등극 vs 굿이어의 몰락… 요동치는 북미 시장


이번 조사에서는 브랜드별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이탈리아의 **피렐리(Pirelli)**801점을 기록, 조사 대상 중 유일하게 800점대를 돌파하며 1위에 올랐다. 이어 BF굿리치(790), 미쉐린(788) 등 전통적인 강자들이 상위권을 수성했다.

반면 북미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굿이어(773)가 평균 이하로 추락한 점은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는 브랜드 인지도에만 의존하던 시대가 저물고, 실제 주행 데이터와 사용자 경험이 브랜드 가치를 결정하는 시장으로 재편됐음을 의미한다. 한국타이어(750)를 비롯해 제너럴타이어(758), 컨티넨탈(763) 등도 하위권에 머물며 체면을 구겼다.

모래성이 된 가성비… K-타이어, 품질 성벽 재건해야


한국타이어에 북미 시장은 전체 매출의 약 30%를 담당하는 생명선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전기차(EV) 전용 타이어 시장 선점이 시급한 시점에서 터져 나온 최하위 점수는 향후 완성차 업체(OE)와의 공급 단가 협상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증권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현지 도로 특성과 운전자 습관을 정밀하게 타격하지 못한 결과라며 단순 판매량 증대보다 마모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특화 제품군 투입 등 질적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소비자들은 이번 만족도 급락이 향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품질 조사나 리콜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투자자들 역시 품질 논란이 실제 판매 감소와 점유율 하락으로 연결되는지 분기별 북미 매출 추이를 꼼꼼히 따져봐야 할 시점이다. 가성비로 쌓아 올린 성벽은 품질이라는 견고한 기초 없이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음을 이번 JD파워 결과가 증명하고 있다.

질적 도약이냐 저가 브랜드 회귀냐… K-타이어의 '운명적 분수령'


한편 북미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한국타이어가 JD파워 조사에서 '최하위' 성적표를 받은 것은 단순한 평판 하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K-타이어가 내세웠던 '합리적 가격에 준수한 품질'이라는 공식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소비자의 냉정한 경험 앞에서 균열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한국 타이어 산업이 질적 도약이냐, 저가형 브랜드로의 회귀냐를 결정지을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소비자들은 실질적인 안전 대책에 집중해야 한다. 조사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마모도'는 곧 주행 안전과 직결되는 요소다. 한국타이어 장착 차량 소유주라면 일반적인 교체 주기보다 점검 시기를 앞당기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아울러 과거 사례를 비추어 볼 때, 소비자 만족도의 급격한 추락은 종종 대규모 리콜의 전조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향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결함 조사 여부 등 규제 당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투자자들의 시선 역시 냉철해질 필요가 있다. 이번 품질 논란이 브랜드 충성도 하락으로 이어져 실제 북미 시장 점유율과 분기별 매출에 타격을 주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면 이를 회복하는 데 수배의 비용과 시간이 투입된다. 가성비라는 숫자로 쌓아 올린 점유율은 품질이라는 견고한 성벽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한순간에 무너지는 모래성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기업에 지금 필요한 것은 공격적인 마케팅보다 기본으로 돌아가는 철저한 품질 경영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