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TKMS, 캐나다 리튬 공급망 선점…한화오션과 수주전 승부수

글로벌이코노믹

TKMS, 캐나다 리튬 공급망 선점…한화오션과 수주전 승부수

E3 리튬과 정식 파트너십…연 3만 6천 톤 배터리급 리튬 확보
전략 호재에도 주가 4% 급락…수주 잔고 200억 유로 펀더멘털은 견고
TKMS가 캐나다에 제안한 Type 212CD급 잠수함. 독일-노르웨이 공동 개발 모델인 212CD는 연료전지 기반 AIP 추진 체계와 높은 NATO 상호 운용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TKMS는 이번 캐나다 리튬 공급망 확보 조치로 한화오션과의 최종 수주전에서 현지 산업 기여 면의 우위를 선점하려 하고 있다. 사진=TKMS이미지 확대보기
TKMS가 캐나다에 제안한 Type 212CD급 잠수함. 독일-노르웨이 공동 개발 모델인 212CD는 연료전지 기반 AIP 추진 체계와 높은 NATO 상호 운용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TKMS는 이번 캐나다 리튬 공급망 확보 조치로 한화오션과의 최종 수주전에서 현지 산업 기여 면의 우위를 선점하려 하고 있다. 사진=TKMS

독일의 해군 함정 전문 기업 TKMS가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수주를 위해 현지 리튬 공급망을 선점하는 전략적 포석을 놓았다. 11일(현지 시각) 독일 경제 전문 매체 뵈르제-글로벌(boerse-global.de)에 따르면, TKMS는 캐나다 리튬 생산 기업 E3 리튬(E3 Lithium)과 잠수함 추진 시스템용 배터리 핵심 소재 공급 및 기술 협력을 위한 정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공동 연구, 기술 이전, 투자를 아우르는 구조적 협약으로,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와는 성격이 다르다.

"캐나다 자원으로 캐나다 잠수함 만든다"…치밀한 프렌드쇼어링


이번 파트너십의 타이밍은 철저히 계산된 것이다. 캐나다 정부는 오는 5월에서 6월 사이 최대 370억 유로(약 64조 원) 규모의 잠수함 계약 낙찰자를 선정할 예정이며, TKMS는 Type 212CD를 앞세워 한국 한화오션과 사실상 2파전을 벌이고 있다. 입찰 제안서 수정 마감 시한인 4월 29일을 앞두고 내놓은 이번 조치는 그 자체가 심사 과정에서 결정적 무게를 가질 수 있다.

E3 리튬의 클리어워터(Clearwater) 프로젝트는 완전 가동 시 연간 3만 6000톤 규모의 배터리급 리튬을 공급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캐나다 내 핵심 자원 프로젝트다. TKMS는 이 공급망 확보를 통해 캐나다 정부가 강하게 요구하는 현지 경제 참여(Local Content) 조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지정학적으로 불안정한 지역에 대한 배터리 소재 의존도를 낮추는 이른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전략을 실행에 옮겼다. 우방국 내 공급망을 구축함으로써 조달 안정성과 현지 기여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포석이다.

전략적 호재에도 주가는 급락…국방 섹터 전반의 조정


그러나 시장은 이 전략적 행보를 냉정하게 바라봤다. 발표 당일 TKMS 주가는 전일 대비 4.13% 하락한 83.50유로로 마감했다. 최근 30일 누적 낙폭은 8%를 넘어섰고, 지난 1월 고점인 100.60유로와 비교하면 약 17% 밀린 상태다.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와 그간 급등세를 탔던 국방 관련주 전반의 차익 실현 매물이 겹친 결과다. 기술적으로는 상대강도지수(RSI)가 32에 근접하며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고, 차트 분석가들은 현재의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경우 80유로 선이 핵심 지지선으로 작동할지 주목하고 있다.

반면 TKMS의 실질적 사업 기반은 주가 흐름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현재 수주 잔고는 200억 유로(약 34조 원)를 상회하며, 올해 1분기 매출은 5억 4500만 유로(약 9396억 원), 매출총이익률은 17%를 기록했다. 이에 경영진은 연간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상향해 2~5% 범위로 제시했다.

세 대륙에 걸친 메가딜 대기…인도·독일 사업도 단독 후보


캐나다 사업 외에도 TKMS의 수주 파이프라인은 풍성하다. 70억 유로(약 12조 원) 규모의 인도 잠수함 사업에서 유일한 입찰자로 남아 있으며, 독일 연방의회 예산위원회가 오는 6월 24일 의결을 앞두고 있는 F127 차세대 방공 호위함 사업은 TKMS가 단독 후보로 목표하는 사업 규모만 262억 유로(약 45조 원)에 달한다.

다만 부정적 변수도 없지 않다. F126 호위함 프로그램에서는 독일 방산청이 라인메탈(Rheinmetall)을 주계약자로 교체하는 방안을 4월 말까지 검토 중으로, 이 경우 TKMS의 MEKO 전투 체계 납품 물량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연방의회가 지난 3월 특별 기금에서 약 2억 4000만 유로(약 4181억 원)를 승인해 MEKO A-200 호위함 4척의 초기 철구조물 작업 착수를 허용한 점은 일정 부분 충격을 완화하는 요인이다.
생산 능력 확충도 병행 중이다. TKMS는 비스마르(Wismar) 조선소를 잠수함, 호위함, 특수 함정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복합 시설로 개조하고 있으며, 400명의 전문 인력과 드라이도크 인프라를 보유한 인근 GNYK 조선소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조만간 발표될 캐나다 잠수함 사업의 공식 쇼트리스트(Shortlist)가 TKMS 주가의 단기 향방을 가를 핵심 촉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한화오션이 실전 운용 능력과 신속한 납기를 앞세우는 가운데, TKMS는 캐나다 내 공급망 구축과 NATO 동맹 결속이라는 카드로 맞불을 놓고 있다. 6월 말 예정된 캐나다 정부의 최종 결정까지 양측의 수주전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