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中, 호르무즈 봉쇄에 ‘수입 급증·수출 둔화’… 에너지 쇼크 현실화

글로벌이코노믹

中, 호르무즈 봉쇄에 ‘수입 급증·수출 둔화’… 에너지 쇼크 현실화

3월 수입 27.8% 폭증, 4년 만에 최대치…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도
수출은 2.5% 증가에 그쳐 예상치 밑돌아… 중동 분쟁발 물류비용 부담 가중
중국 수출용 차량들은 2024년 1월 10일 산둥성 옌타이 항구의 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수출용 차량들은 2024년 1월 10일 산둥성 옌타이 항구의 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가 세계 경제의 바로미터인 중국의 무역 지표를 뒤흔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중국의 수입액이 4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한 반면, 글로벌 공급망 혼란으로 수출 성장은 급격히 둔화되었다.

14일(현지시각) 중국 세관총국(해관총서)에 따르면, 3월 중국의 수입은 전년 대비 27.8%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으나 수출은 2.5% 성장에 머물며 고전했다.

◇ ‘수입의 역습’… 수요가 아닌 ‘가격’이 끌어올린 지표


3월 수입 급증은 내수 활성화보다는 글로벌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의 가파른 상승에 기인한 ‘비용 인플레이션’ 성격이 짙다.

수입은 2699억 달러로 전년 대비 27.8% 증가했다. 이는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경제학자들이 예측한 5.62%를 무려 5배 가까이 웃도는 결과다.

구리 광석은 수입 물량이 11.5% 늘어난 반면 수입 가치는 67% 폭등했다. 집적회로(IC) 역시 물량은 14% 증가에 그쳤으나 수입액은 54% 급증하며 가격 상승의 압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호르무즈 해협 위기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면서 원유 및 석유화학 제품 도입 비용이 전체 수입액을 끌어올렸다.

◇ 수출 성장 둔화… 물류비 상승과 글로벌 수요 위축


반면 중국 경제의 견인차인 수출은 중동 전쟁의 직격탄을 맞으며 성장세가 꺾였다.

3월 수출은 3210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5% 증가에 그쳤다. 이는 시장 전망치(4%)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루 달리량 세관 대변인은 "이란 분쟁으로 인한 연료비 상승이 석유 운송 비용을 크게 증가시켰으며, 이것이 글로벌 상품 생산 및 물류 비용을 높여 세계 무역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 교역 상대인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으로의 수출은 6.9% 증가하며 선전했으나, 대미 수출은 26.5%나 급락하며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8.6% 증가했다.

◇ 친환경 에너지만은 ‘독주’… 미래 먹거리의 저력


글로벌 화석 연료 공급망이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중국의 ‘신(新) 3대 산업(전기차, 리튬 배터리, 태양광/풍력)’은 역설적으로 성장 모멘텀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1분기 수출이 전년 대비 77.5% 폭증하며 전 세계적인 친환경 전환 수요를 독식하고 있다.

리튬 배터리 수출은 50.4%, 풍력 터빈 및 부품 출하량은 45.2% 증가하며 에너지 위기 속에서 중국의 기술적 우위를 입증했다.

핀포인트 자산운용의 장즈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비용 상승이 비효율적인 경쟁사들에게 더 큰 타격을 주면서, 효율적인 공급망을 갖춘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한국 산업계 및 무역 당국에 주는 시사점


중국의 수입 단가 폭등은 시차를 두고 국내 중간재 및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원자재 수급 안정과 물류비 지원 대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친환경 에너지 부문 독주에 대응해 국내 전기차 및 배터리 업계의 수출 단가 경쟁력을 점검하고, 중동 외 대체 공급망 확보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5월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글로벌 관세 체계 및 무역 경로가 재조정될 수 있으므로, 우리 기업들은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