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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돈’만으로는 부족하다… 아프리카서 中 희토류 독주 못 깨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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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돈’만으로는 부족하다… 아프리카서 中 희토류 독주 못 깨는 이유

워싱턴, 120억 달러 규모 ‘프로젝트 볼트’ 가동… 공급망 독립 선언
전문가들 “중국, 30년간 1조 달러 투자해 장악… 2년 내 비축 완료는 비현실적”
수십 년간 다져온 중국의 ‘광물 독점 체제’를 무너뜨리기에는 미국의 자본 투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수십 년간 다져온 중국의 ‘광물 독점 체제’를 무너뜨리기에는 미국의 자본 투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3
미국이 아프리카의 핵심 광물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에 맞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금융 지원과 인프라 구축을 앞세운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수십 년간 다져온 중국의 ‘광물 독점 체제’를 무너뜨리기에는 미국의 자본 투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아프리카 광업 투자 인다바’에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교관과 금융가들을 파견하며 중국에 직접적인 도전장을 내밀었다.

◇ 120억 달러 ‘프로젝트 볼트’의 야심… “24개월 내 광물 독립”


워싱턴은 이달 초, 전기차와 첨단 무기 체계의 필수 소재인 희토류와 60개 핵심 광물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프로젝트 볼트(Project Vault)’를 전격 출범시켰다.

100억 달러 규모의 수출입은행 대출과 2억 달러의 민간 자본을 동원해 향후 18~24개월 내에 전략적 광물 매장량을 구축하겠다는 공격적인 일정이다.

또한, 미국은 서방이 지원하는 광산이 중국의 가격 공세에 고사하지 않도록 가격 하한선을 설정하는 ‘자원 지정학적 참여 포럼(FORGE)’도 가동했다.

이는 조 바이든 정부 시절 시작된 공급망 다변화 정책을 계승한 것으로, 시장 논리보다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광물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 ‘직접 소유’ 중국 vs ‘선구매 계약’ 미국… 인프라 전쟁의 서막


미국의 전략은 중국처럼 광산을 직접 사들이기보다는, ‘오프테이크(Offtake·선구매)’ 계약을 통해 공급권을 확보하는 방식에 집중되어 있다.
최근 콩고민주공화국(DRC) 국영 기업과 10만 톤 규모의 구리 구매 협정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중국 자본 없이도 아프리카 프로젝트가 자력 갱생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콩고와 앙골라 항구를 잇는 1300km 길이의 ‘로비토 대서양 철도’가 핵심 무기다.

서방 강대국들은 이 철도를 통해 구리와 코발트를 대서양 노선으로 신속히 운송함으로써, 탄자니아와 인도양을 잇는 중국 주도의 ‘타자라 철도’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했다.

에릭 칼랄라 EGC CEO는 “미국으로의 첫 구리 선적은 양국 전략적 파트너십의 구체적인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 “비현실적 낙관론” 경고… 하류 가공 공정 장악한 중국의 벽


하지만 시장 분석가들은 미국의 목표가 “비현실적으로 낙관적”이라고 경고한다. 크리스 베리 하우스 마운틴 파트너스 대표는 “중국이 공급망 주도권을 쥐기까지 한 세대 동안 약 1조 달러를 투자했다”며 “이러한 깊은 의존성은 수십억 달러를 투입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은 채굴뿐만 아니라 ‘하류(Downstream) 정제 및 가공’ 분야를 독점하고 있다. 광산에서 원석을 캐내더라도 이를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하는 시설이 대부분 중국에 집중되어 있어, 가격 결정권과 공급 조절권을 베이징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브렌던 버스터는 “미국의 대중국 의존도가 완전히 사라지기보다는 다소 감소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국 산업계에 주는 시사점: ‘제3의 길’ 아프리카 파트너십 강화


미·중 간의 광물 전쟁은 배터리와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한국 기업들에 위기이자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로비토 철도 등 미국이 닦아놓은 새로운 물류 루트를 적극 활용하여 아프리카산 핵심 광물의 수입선을 다변화해야 한다. 이는 중국의 자원 무기화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이다.

중국의 가공 독점에 맞서기 위해 한국의 정제 및 제련 기술을 아프리카 현지에 이식하는 ‘현지 가공 허브’ 구축이 필요하다. 단순히 원자재만 빼가는 ‘앙골라 모델’이 아닌, 현지 산업화를 돕는 상생 모델을 제시한다면 아프리카 국가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미국의 프로젝트 볼트 사례처럼, 한국 정부도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한 대규모 정책 금융을 지원하고 민간 기업의 오프테이크 계약을 보증하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자원 주권 확보는 개별 기업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며, 국가적 차원의 안보 전략으로 다뤄져야 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