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가속기 ‘H200’ 칩을 중국 기업 한 곳당 최대 7만5000개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가 중국 기업에 수출할 수 있는 AI 가속기 물량에 고객별 상한선을 두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H200은 엔비디아의 이전 세대 고성능 AI 칩으로 대규모 언어모델과 생성형 AI를 학습·운영하는 데 사용된다.
미 정부 내부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중국 기업 한 곳당 H200 칩을 7만5000개로 제한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성능이 유사한 AMD의 MI325 칩 역시 같은 고객별 상한에 포함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다만 전체 대중 수출 물량은 최대 100만개까지 허용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규제 초기 단계에서 설정된 상한선이다. 그러나 고객별로 물량을 제한할 경우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소수 대형 중국 기술기업이 확보할 수 있는 칩 수는 수십만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7만5000개는 이들 기업이 엔비디아 측에 비공식적으로 희망 구매량으로 전달한 규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번 논의는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 재진입을 모색하는 가운데 나왔다. 엔비디아는 지난주 중국에서 데이터센터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이 허가하더라도 중국 정부가 수입을 승인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미국 정부는 소수의 H200 수출만 허가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산 첨단 반도체 도입과 동시에 화웨이 등 자국산 칩 사용 확대라는 전략적 목표를 병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H200 수출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규제 세부안은 수주 내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과도 맞물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비군사용 기업에 대한 H200 수출 합의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 내 군사용 전용 가능성을 우려해 엄격한 허가 조건을 부과하고 있다. 중국 4대 기술기업 중 3곳은 미 정부로부터 ‘중국 군사기업’ 지정 대상이거나 지정 예정인 상태다. 기업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또 다른 쟁점은 해외 사용 허용 여부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도입된 수출 통제는 중국 기업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에 대해서도 고성능 AI 칩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의 마이클 크라치오스 국장은 지난 1월 의회에서 “중국 기업이 해외에서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와 경쟁하는 데 이 칩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정부가 전체 물량 100만개 상한에 더해 고객별 7만5000개 제한까지 도입할 경우 중국이 세계 최대급 슈퍼컴퓨터를 구축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엔비디아는 중국 AI 기업을 미국 기술 생태계에 묶어두는 것이 화웨이의 독자 생태계 확장을 막는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