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은 워싱턴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서구 언론이 놓친 중국식 ‘약점 없는 설계’
동맹 대신 시장을 산다... 이란의 붕괴가 시진핑에게 타격이 아닌 결정적 이유
동맹 대신 시장을 산다... 이란의 붕괴가 시진핑에게 타격이 아닌 결정적 이유
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이란 공습으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수뇌부가 궤멸적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보여준 냉담한 반응이 전 세계 외교가의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서구의 전략가들은 중국이 자신의 ‘혈맹’을 구하기 위해 개입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정작 시진핑 주석은 구두 선언 수준의 반발에 그쳤다. 이를 두고 중국의 외교적 패배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지만, 사실 이는 철저히 계산된 베이징식 전략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카네기재단이 3월 2일자로 게재한,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남아시아 및 중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를 역임한 국제정치학자 에반 A. 파이겐바움의 아티클에 따르면,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실패가 아닌 설계다. 파이겐바움은 서구 분석가들이 워싱턴식 동맹 논리를 베이징에 투영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결코 미국이 일본이나 나토(NATO) 우방을 대하듯 이란이나 베네수엘라를 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맹이라는 무거운 짐을 거부한 포트폴리오 외교
중국 외교의 핵심은 구속력 있는 안보 공약을 맺지 않는 것이다. 파이겐바움은 이를 ‘포트폴리오 외교’라 정의한다. 워싱턴이 동맹국을 위해 군사적 개입을 불사하는 의무에 묶여 있다면, 베이징은 시장에서 주식을 분산 투자하듯 파트너십을 관리한다. 중국은 이란과 긴밀히 협력하지만, 동시에 이란의 숙적인 사우디아라비아, UAE, 심지어 이스라엘과도 실리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란이라는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면 다른 포트폴리오로 갈아탈 준비가 언제든 되어 있는 셈이다.
구원투수가 되기를 거부한 시진핑의 전략적 침묵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마두로를 생포하고 이란의 하메네이를 제거했을 때 중국이 ‘구원’에 나서지 않은 것은 결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파이겐바움은 시진핑의 목표가 무너져가는 독재 정권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중국의 전략적 우선순위는 주변부의 비용 소모적인 분쟁에 휘말리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군사적 우위를 점하고 글로벌 경제·기술 패권을 장악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시진핑에게 이란은 핵심 이익(Core Interest)이 아닌 유용한 자산일 뿐이다.
안보 대신 건설과 기술을 파는 실리주의 패권
중국이 미국과 경쟁하는 방식은 총칼이 아닌 경제와 인프라다. 중국은 값비싼 안보 의무가 따르는 군사 동맹 대신, 건설과 기술,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실리를 챙긴다. 이란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상대방이 군사적 공격을 받을 때 방패가 되어줄 의사는 처음부터 없었다. 파이겐바움은 이를 “미국의 게임을 따르지 않기로 의도적으로 선택한 것”이라 분석한다. 중국은 미국의 군사력을 소모시키는 전장에서 자신은 발을 뺀 채 장기적인 경제적 이득만을 노리고 있다.
베이징의 눈은 중동이 아닌 태평양을 향한다
결국 이란 사태가 남긴 교훈은 명확하다. 워싱턴이 중동의 늪에서 다시 에너지를 소모하는 동안, 베이징은 그 혼란을 틈타 동아시아와 태평양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다. 파이겐바움은 미국의 행동이 오히려 중국에게 ‘미국이 다시 중동에 발이 묶였다’는 전략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의 부동(不動)을 실패로 읽는 순간, 워싱턴은 더 큰 전략적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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