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시장 32% 점유한 현대차·토요타·체리, 이란발 전쟁 위기에 실적 악화 비상
호르무즈 해협 폐쇄 시 운송 기간 최대 14일 연장… '고유가·고환율' 겹치며 국내 성장률 하방 압력 심화
내연기관차 집중한 스텔란티스 주가 11% 폭락…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 속 공급망 '컨틴전시 플랜' 시급
호르무즈 해협 폐쇄 시 운송 기간 최대 14일 연장… '고유가·고환율' 겹치며 국내 성장률 하방 압력 심화
내연기관차 집중한 스텔란티스 주가 11% 폭락…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 속 공급망 '컨틴전시 플랜' 시급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6일(현지시각) 글로벌 투자 분석업체 번스타인(Bernstein)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들 업체가 직면한 전례 없는 리스크를 집중 보도했다.
이번 사태는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와 맞물려 전 세계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에 거대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된다.
아시아 완성차 업계, 중동 점유율 '3분의 1' 증발 위기
이번 중동 분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정조준된 곳은 아시아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다. 번스타인의 데이터에 따르면 중동 자동차 시장의 32%를 현대차(10%), 토요타(17%), 중국 체리(5%)가 장악하고 있다.
중동은 전통적으로 한국과 일본 차의 강세 지역인 동시에, 최근 중국이 자국 승용차 수출의 17%를 쏟아붓고 있는 핵심 전략 요충지다.
특히 이란 내수 시장에서 현지 국영 기업을 제외하고 6%의 점유율로 선전하던 중국 업체들은 수출길이 막힐 경우 치명적인 실적 감소를 피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단순한 판매 감소를 넘어 다년간 공들여온 중동 시장 내 브랜드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호르무즈 봉쇄의 '물류 쇼크'… 한국 경제 성장률 갉아먹나
단순한 판매 부진보다 더 치명적인 요인은 '물류의 동맥경화'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와 한국 원유 도입량의 72%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선박들은 아프리카 희망봉 등으로 우회해야 한다.
이러한 물류 쇼크는 한국 실물 경제에 즉각적인 하방 압력을 가한다.
국내 민간연구기관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약 14만8000원)를 상회할 경우 한국의 소비자물가는 1.1%p 이상 치솟고 경제 성장률은 0.3%p 하락하는 '비용 인상형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반도체,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의 제조 원가 부담이 가중되면서 수출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고유가 시대의 역설… 전략 실패에 주가 폭락한 스텔란티스
글로벌 유가 급등은 완성차 업체들의 파워트레인 전략에도 균열을 내고 있다. 유가가 치솟자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25달러까지 급등했다.
이 과정에서 최근 전기차 전환을 늦추고 대형 가솔린 '헤미 V8(HEMI V8)' 엔진 모델에 집중하기로 했던 스텔란티스(Stellantis)는 시장의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 고유가 국면에서 연비가 낮은 모델에 올인한 전략이 악재로 작용하며 주가는 일주일 만에 11% 폭락했다.
반면 현대차와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라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상대적인 방어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들 역시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물리적 장벽 앞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국내 주요 자동차 부품사들은 이미 비상 물류 체계를 점검 중이나 "해협 봉쇄가 현실화하면 실질적인 대안을 찾기 어렵다"라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 안보'가 생존 열쇠
이번 사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어떻게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단기적으로는 물류 지연과 고유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방어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중동 의존도를 낮추는 공급망 다변화와 에너지 효율 중심의 제품 믹스 재편이 완성차 업계의 생존 요건이 된다.
토요타가 "현지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한국기업들 역시 단순한 관망을 넘어선 '컨틴전시 플랜' 가동에 들어갔다.
전쟁의 포화가 잦아들더라도 고유가와 지정학적 불안이 상시화되는 '뉴 노멀' 시대에 대비한 한국형 경제 안보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