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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모펀드] 연수익률 20% '인프라 황제'…사덱 와바가 꼽은 2026년 최고의 투자처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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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모펀드] 연수익률 20% '인프라 황제'…사덱 와바가 꼽은 2026년 최고의 투자처는 어디?

81조 원 굴리는 아이 스퀘어드 캐피털, "리쇼어링·AI 데이터센터가 인프라 투자 '슈퍼사이클' 이끈다"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극에 달한 2026년, 주식도 채권도 아닌 '실물 인프라'가 기관 투자자들의 시선을 빠르게 끌어당기고 있다. 인프라 전문 사모펀드가 내거는 '연 15~20% 순수익률'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보였다. 이미지=제미나이3 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극에 달한 2026년, 주식도 채권도 아닌 '실물 인프라'가 기관 투자자들의 시선을 빠르게 끌어당기고 있다. 인프라 전문 사모펀드가 내거는 '연 15~20% 순수익률'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보였다. 이미지=제미나이3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극에 달한 2026, 주식도 채권도 아닌 '실물 인프라'가 기관 투자자들의 시선을 빠르게 끌어당기고 있다. 한국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연기금들이 대체투자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는 가운데, 인프라 전문 사모펀드가 내거는 '15~20% 순수익률'이라는 숫자는 과연 현실인가, 아니면 마케팅 수사에 불과한가.

81조 원짜리 인프라 제국…아이 스퀘어드의 정체


총 운용자산(AUM) 550억 달러(815100억 원). 글로벌 인프라 전문 사모운용사 아이 스퀘어드 캐피털(I Squared Capital)의 위상을 압축하는 숫자다. 배런스는 지난 5(현지시각) 이 회사 설립자 겸 회장 사덱 와바(Sadek Wahba)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인프라 자산이 왜 '불황 방어 투자처'로 부상하는지를 집중 조명했다.

와바 회장은 인터뷰에서 "경기 국면과 무관하게 잘 설계된 인프라 포트폴리오는 연 15~20%의 순수익률을 꾸준히 창출할 수 있다"라고 단언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세계은행(World Bank) 출신인 그는 2012년 아이 스퀘어드를 창립해 현재 70개국, 90여 개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홈런 대신 안타"…수익의 비밀은 인플레이션 연동 구조

와바 회장의 투자 철학은 명쾌하다. "홈런이 아닌 안타와 2루타를 꾸준히 치는 전략"이다. 도로 통행료, 데이터센터 사용료, 전력망 이용 요금처럼 장기 계약에 기반한 현금 흐름은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연동되는 구조를 취해, 인플레이션이 올라갈수록 수익도 함께 불어난다. 주식시장 급락 때도 소득이 유지된다는 점이 교사·공무원 연금 같은 기관 자금을 끌어들이는 핵심 논리다.

아이 스퀘어드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에너지 ▲유틸리티 ▲운송·물류 ▲디지털 인프라 ▲환경 인프라 등 5대 분야로 분산돼 있다. 와바 회장은 "미국의 스쿨버스와 인도의 도로 자산은 서로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라며 지역 간 분산 투자가 단일 리스크 집중을 막는 핵심 장치임을 강조했다.

"미국이 최고 매력 시장"…리쇼어링이 인프라 수요 폭발시킨다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면서도 와바 회장이 현 시점의 '넘버 원' 투자처로 주저 없이 꼽은 곳은 미국이다. 그 배경에는 역설적인 '인프라 공백'이 있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인프라 투자 비중이 2% 미만에 그쳐 왔다. 중국의 8~10%와 비교하면 절대적으로 낮다. 선진국임에도 노후화된 전력망·도로·항만이 즐비한 이유다. 이 공백이 오히려 민간 투자자에게는 '블루오션'이 된다고 와바 회장은 분석한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제조업 본국 회귀(리쇼어링) 정책이 강력한 촉매로 작동하고 있다. 반도체·배터리·바이오 공장이 미국 본토로 속속 귀환하면 송전선·용수 공급·물류망 등 인프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는 "탄소 포집(CCS)이나 리튬 배터리 핵심 소재 생산처럼 국가 안보와 맞닿은 분야는 민주·공화당 양측 모두 지지하는 초당적 투자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 인프라도 빼놓을 수 없다. 데이터센터 수요는 폭증하는 반면 전력 공급 능력은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병목이 생겨나고 있다. 와바 회장은 칩 효율성 개선 추이를 면밀히 주시하며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를 연결하는 디지털 네트워크 구축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 30년 고속도로부터 영국 전기버스까지…다각화의 현장


전체 운용자산의 약 25%는 인도를 비롯한 신흥 성장 경제권에 배분된다. 인도 정부로부터 도로 운영권을 매입해 30년간 관리한 뒤 반환하는 민관 협력(PPP) 모델이 대표 사례다. 빠른 경제 성장과 도시화로 운용 기간 내 통행량 증가가 보장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유럽에서는 대중교통 민영화와 탈탄소 전환을 동시에 공략한다. 영국과 이탈리아에서 운영 중인 '아리바(Arriva)' 버스 노선의 디젤 차량을 전기버스로 교체하는 프로젝트가 현재 진행형이다. 친환경 규제 강화와 운영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이다.

중동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낙관적 전망을 유지했다. 와바 회장은 "현재 포트폴리오에서 중동 비중은 크지 않지만, 민간 자본 참여를 확대하는 구조적 흐름 자체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주방 리모델링'으로 배우는 인프라 운용의 진수


와바 회장은 인프라 자산 관리를 '주방 리모델링'에 비유하는 독특한 통찰로 눈길을 끌었다. 어떤 계획을 세워도 현장에서는 반드시 예상치 못한 변수가 튀어나온다는 점에서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는 "박사 학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능력과 세부 사항을 끝까지 추적하는 집중력"이라며 "바로 이 디테일이 수익률의 미세 차이를 결정한다"라고 강조했다.

그가 연금 수령자들을 핵심 투자자로 언급한 대목도 인상적이다. "우리 펀드에 돈을 맡기는 주체는 결국 퇴직 교사나 공무원"이라는 그의 말은 인프라 투자가 단순한 자본 증식을 넘어 사회적 안전망과 연결된 사명임을 상기시킨다.

한국 투자자들도 주목할 수 있는 투자 대안


국민연금은 2025년 말 기준 대체투자 비중 목표를 전체 자산의 15%로 상향했으며, 이 가운데 인프라 펀드에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와바 회장이 짚은 '미국 리쇼어링 → 인프라 수요 급증' 구도는 한국 기업과도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현지 전력망·물류 인프라 투자 수요가 동반 증가하기 때문이다.

다만 연 15~20% 수익률이라는 수치는 경계가 필요하다. 이는 설립 초기 신흥국 자산 편입 비중이 높았던 펀드의 역사적 평균치일 뿐, 금리 환경·환율 변동·정치 리스크에 따라 실현 수익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구체적인 투자 결정 전에는 해당 펀드의 빈티지(결성 연도)별 내부수익률(IRR)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결국 투자의 최종 수익과 손실의 책임은 본인 몫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