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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뒤흔드는 ‘보복의 악순환’… 中의 중재안, 전쟁 불길에 ‘재’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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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뒤흔드는 ‘보복의 악순환’… 中의 중재안, 전쟁 불길에 ‘재’가 되나

이란의 걸프국 전방위 공격에 ‘사우디-이란 화해’ 무용지물… 아랍권 다시 결집
카타르 LNG 중단·외국 자본 탈출… 中의 ‘중동 외교 리더십’ 최대 위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격 이후 보고된 이란의 미사일 공격 이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는 3월 1일 카타르 도하에서 촬영된 것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격 이후 보고된 이란의 미사일 공격 이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는 3월 1일 카타르 도하에서 촬영된 것이다. 사진=로이터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밀어내고 ‘평화 중재자’를 자처했던 중국의 외교 전략이 벼랑 끝에 몰렸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아랍권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2023년 중국이 이끌어냈던 ‘사우디-이란 수교’라는 외교적 성과가 사실상 붕괴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을 포함해 터키와 아제르바이잔까지 뻗어 나가며 중동 정세는 통제 불능의 ‘암흑기’로 진입하고 있다.

◇ ‘아랍의 뒤통수’ 친 이란… 중국이 닦은 화해의 길 ‘단절’


중국은 그동안 에너지 안보를 위해 이란과 아랍 국가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며 중동 내 입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바레인의 주거 시설과 사우디의 정유 시설을 타격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이란과 가장 가까운 아랍국이었던 카타르조차 이란의 공격으로 핵심 자산인 라스 라판 LNG 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카타르 총리는 이란 측에 “공격이 미국만을 겨냥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강력히 항의하며 등을 돌렸다.

예멘 정책 등을 두고 갈등해온 사우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UAE 모하메드 대통령은 이란이라는 ‘공통의 적’ 앞에 즉각 연대를 확인했다.

◇ 트럼프의 ‘강공’과 중국의 ‘침묵’… 외교적 공백 노리는 미국


다시 대통령직에 복귀한 도널드 트럼프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무함마드 사우디 왕세자는 트럼프에게 이란에 대한 강력한 공격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아랍 우방국들을 보호하는 ‘전통적 보안관’ 역할을 재개하면서, 대화와 경제 협력만을 강조해온 중국의 외교 모델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중국이 중동 석유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공들여온 ‘베이징 프로세스’가 이란의 호전성 앞에 무력화된 셈이다.

◇ 경제 모델의 붕괴… ‘안전한 투자처’ 명성 사라진 두바이


전쟁의 불길은 중동의 경제 허브 기능마저 마비시키고 있다. UAE에만 1,000대 이상의 드론이 발사되면서, 안전을 담보로 글로벌 부유층과 투자금을 끌어모았던 두바이의 경제 모델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이미 일본과 서구권 기업 직원들의 탈출(Exodus)이 시작되었으며, 이는 중동 내 중국 자본의 안전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 한국 산업계와 대중동 정책에 주는 시사점


중동 내 중국 외교의 퇴조와 분쟁 확대는 한국에게 위기인 동시에 전략적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

중국의 중재 실패로 아랍 국가들이 다시 ‘강력한 힘’을 원하게 됨에 따라, 천궁-II 등 한국산 방산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K-방산의 중동 수출 최적기가 도래했다.

카타르의 LNG 중단은 한국 에너지 안보에 직격탄이다. 미국 및 호주산 LNG 도입 비중을 즉각 높이고, 중동 내 포스트 전쟁 복구 사업을 위한 '건설-에너지 패키지' 전략을 미리 구상해야 한다.

중국의 중동 영향력이 약화되는 틈을 타, 한국의 중립적이면서도 기술 지향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워 중동 내 스마트 시티 및 의료 인프라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